[과학핫이슈]소형발사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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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연이 최근 선행기술 연구에 착수한 소형발사체 형상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향후 소형발사체 체계 개발을 준비하는 선행기술 연구에 착수했다. 내년 발사 예정인 한국형발사체 '누리호'보다 작은 규모로 발사체를 구성, 급격하게 성장 중인 소형발사체 수요에 대응할 채비를 갖추기 위해서다.

소형발사체는 500㎏ 이하 소형위성 발사에 특화된 발사체다. 최근 전체 위성 개발 및 발사에서 소형위성 비중이 늘어나면서 특히 주목받고 있다. 위성 기술 발전이 이를 촉발했다.

위성 기술은 나날이 고도화와 소형화가 진행되고 있다. 소형위성을 저비용으로 대량 생산해, 여러 대를 군집운용 하려는 기업이 등장하고 있다. 이미 100㎏ 이하 작은 위성은 고해상도 지상 관측이 가능할 정도로 고도화됐다. 이런 기술 추세가 소형위성에 특화된 소형발사체에 관심을 갖게 된 첫 번째 이유다.

경제·상황 요인도 또 다른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이전에는 중대형발사체의 남는 공간에 부수적으로 탑재해 소형위성을 발사했는데, 이 경우 발사 기회가 상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일정과 목표 궤도에도 제약이 있었다. 대안으로 중대형발사체에 소형위성을 많게는 100기까지 탑재해 발사하는 '라이드셰어' 방식도 나왔지만, 그만큼 고객이 많아지는 탓에 일정을 조율하거나 변수에 대비하기가 어려워졌다. 이 방식 역시 일정과 목표 궤도 제약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와중에 소형위성 발사는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현재 세계에서 운용 중인 위성은 2062개로, 이 가운데 500㎏ 이하 소형위성이 930기다. 지난해 발사된 위성을 기준으로 하면 500개 가운데 389개가 소형위성이었다. 이런 대규모 시장의 극히 일부만 점유해도 막대한 이익을 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들어 새로운 우주 스타트업들이 소형발사체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두각을 나타내는 곳은 이미 상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로켓 랩'이다. 로켓 랩은 뉴질랜드에서 창업했으나, 본사를 미국으로 옮긴 스타트업이다. 지난 2018년 2단형 액체로켓 발사체 '일렉트론'을 개발, 운용에도 성공했다. 일렉트론은 150㎏급 탑재체를 500㎞ 궤도에 올릴 수 있는 2단형 소형발사체다. 이밖에 파이어플라이, 버진 오빗 등이 로켓 랩의 뒤를 이어 발사 서비스 제공을 준비 중이다.

CASC, CASIC 자회사인 익스페이스 등 중국 기업이 이 분야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으며 각국 기업들도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소형발사체 첫 번째 가치이자 최대 목표는 '경제성'이다. 더 작은 위성을 더 많이, 원하는 시점에 발사한다는 목표는 경제 논리와 직결된다. 사실 소형발사체는 과거에도 존재했지만, 이런 경제 논리에 발목을 잡혀 성장하지 못한 전례가 있다. 20여년 전 미항공우주국(NASA)이나 미 공군이 사용한 '페가서스'가 등장했지만, 널리 쓰이지 못했다. 현재 양상은 이런 과거의 실패를 이겨내는 중으로 볼 수 있다. 다양한 저비용 기술이 발전한다면 소형발사체는 더욱 전도유망한 사업 분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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