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온라인개학 첫 날 중3·고3, '양방향수업 못해 아쉬워' '시공간 제약없는 원격수업 장점 체감'

#서울 소재 중학교 3학년인 장○○ 학생은 9일 오랜만에 아침 일찍 일어났다. 그동안 개학이 미뤄져 늦잠을 잤지만 이날은 오전 8시 40분 온라인 아침 조례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담임교사와 반 친구들을 PC화면 속에서 만났다. 조례 후 9시부터 녹화된 온라인 영상을 시청했다. 쉬는 시간이 있지만 오후 4시까지 원격 수업을 들어야 한다. 장 모 학생은 “평소 학교에 가는 것처럼 생활 습관을 규칙적으로 바꿀 수 있어 좋지만 양방향 수업이 아니라서 지루했다”고 말했다.

온라인 개학 첫날. 학생은 교사와 동급생을 집에서 원격수업으로 만났다. 조례와 종례는 영상회의 서비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얼굴을 보면서 이뤄졌지만 대부분 수업은 녹화된 영상으로 진행됐다.

시스템 안정화 문제로 실시간 양방향 수업을 하는 학교는 많지 않았다. 대부분 콘텐츠 활용형으로 수업을 대신했다. 원격수업은 교사와 학생이 화상 연결로 수업하는 '실시간 양방향형', EBS 콘텐츠나 교사가 녹화한 강의를 보는 '콘텐츠 활용형', 독후감 등 과제를 내주는 '과제 수행형' 등 3개 유형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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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DB>

학생들은 콘텐츠 활용형 수업이 실제 수업보다는 전달력이 떨어진다는 반응이다. 서울 소재 중학교 3학년 학생은 “양방향 수업이 아니라 선생님이 사전에 녹화한 영상을 시청했다”며 “사이트에 문제없이 로그인했고, 영상도 끊김 없이 재생됐지만 선생님에게 궁금한 점을 바로 물어볼 수 없는 점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3 학생은 “평소 수업에서는 선생님이 수업 중간 중간에 질문을 하지만 녹화 강의에서는 질문 과정이 없어 집중하기 힘들었다”고 전했다.

한 학부모는 “저학년의 경우 양방향 수업이 아니면 집중하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콘텐츠 활용형 수업은 교사가 학생이 수업을 듣고 있는지 확인할 수 없다. 양방향 수업을 할 수 없다면 모바일메신저 등을 통해 교사가 수업 중간 중간에 깜짝 퀴즈를 내 학생이 긴장감 있게 수업을 듣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부분적으로 보완해야 할 점은 있지만 학생들은 원격수업에 대한 장점도 체감했다. 그동안 공교육에서 대면 교육만을 받았던 학생들에게 시공간 제약이 없는 원격수업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서울 소재 중학교 3학년 학생은 “간단히 씻고 책상으로 바로 등교하는 색다른 경험을 했다. 원격수업은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코로나19가 사라지더라도 정규 수업과 원격 수업을 병행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 소재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은 “주로 사교육에서 받았던 온라인 강의를 공교육에서도 경험하니 신기했다. 학교를 못가서 아쉽지만 들었던 수업을 다시 들을 수 있어서 수학능력시험 준비에 대한 불안감이 줄었다”고 온라인 개학 첫 날 소감을 밝혔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