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운동' 아사히 맥주, 폐기 우려에 판매가 대폭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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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형마트에서 아사히수퍼드라이 맥주를 6캔 78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일본 제품 불매 운동 직격탄을 맞았던 아사히 맥주 등 일본 맥주가 가격 인하에 나섰다.

수입맥주의 경우 수입신고가를 기준으로 판매가를 책정하는 만큼 유연한 가격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일부 판매점에서 할인 품목에 포함시켜 논란이 일었던 점을 감안해 할인 정책이 아닌 판매가 자체를 낮추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창립 22주년을 맞아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5일까지 '힘내라 대한민국 1탄' 행사를 진행하며 일본 맥주 브랜드 '아사히수퍼드라이' 500㎖ 6입을 7800원에 판매하고 있다. 1캔당 1300원 꼴로 이전 정상가의 3분의 1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롯데그룹 계열사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 역시 지난달 27일 아사히수퍼드라이와 아사히블랙, 삿포로, 기린이치방, 필스너우르켈, 코젤타크 등 일본 맥주 5종, 총 7개 제품의 판매가를 평균 45% 인하했다.

아사히와 삿포로, 기린이치방 500ml 캔은 기존 3900원에서 2000원으로 내렸고 아사히 맥주 350ml는 3000원에서 1700원으로, 필스너우르켈과 코젤다크는 각각 4200원, 3900원에서 2500원으로 변경됐다.

일본맥주 판매가를 낮춰 판매하는 것은 판매 부진에 따른 재고떨이가 주 목적이다. 통상 맥주의 경우 품질 유지기한이 1년인 점을 감안할 때 지난해 불매 운동 발생 전 입고 된 재고 상품의 기간이 임박하자 가격 인하로 판매에 나선 것이다.

주류의 경우 출고가 이하 판매가 불법이지만 수입맥주의 경우 수입신고가를 기준으로 두고 있다. 해당 제품들의 개별 신고가를 알 수 없지만 통관 당시 '품질 유지기한이 임박할 경우 할인 판매가 가능하다'는 조항을 넣어 이같은 할인 판매가 가능하다.

한편 지난해 한·일 무역 갈등으로 불매운동이 이어지면서 일본 맥주 매출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아사히주류의 지난해 매출은 623억원으로 전년 1248억원 대비 절반으로 줄었다. 당기 순이익은 66억원에서 182억원 손실로 돌아섰다.

업계 한 관계자는 “품질유지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맥주의 경우 폐기의 우려가 있어 부득이하게 할인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소비부진이 심각한 가운데 매출부진을 겪고 있는 유통업체들의 고육지책”이라고 말했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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