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들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에 새 요금체계 '오픈서비스' 정책을 적용한다고 1일 밝혔다. 이날부터 배민 오픈서비스 체계 내에서 성사된 음식 주문은 건당 5.8% 수수료가 매겨진다. 기존 주력 상품이었던 월 8만8000원 정액제 '울트라콜'은 하단으로 밀리면서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는다. 배민 입점업체 약 14만곳 중 10만곳 이상이 오픈서비스에 가입했다.
배민 측에 따르면 이번 요금 체계 개편으로 비용 부담이 줄어드는 입점업체는 전체 52.8%다. 개업한 지 1년 이하거나 연매출 3억원 이하는 비용 절감 효과를 본다. 반면 나머지 47.2% 업주는 비용 인상 부담을 안게 된다. 매출이 큰 업주들의 비용이 인상되므로 배민 전체 매출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배민 측은 “울트라콜에서 들쭉날쭉 했던 광고효과가 오픈서비스에서는 균일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금 체계 변경은 울트라콜 광고 시스템에서 업주 간 경쟁이 과도하는 지적에서 출발했다. 자금력 있는 업주들이 특정 지역 기반 광고를 대량 구입하면서 생태계 건전성을 침해한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번 개편으로 수수료 기반 오픈 서비스 영역이 확대 노출된다. 울트라콜은 업소당 3개 이내로 제한되고 리스트 하단으로 밀린다. 특정 업소가 '무제한 깃발꽂기'로 지역 주문을 독점하는 문제가 개선될 예정이다.
오픈서비스 시스템에서는 주문자와 거리가 가까운 식당이 상단 노출된다. 각 구간 내에서 노출되는 순서는 무작위로 정해진다. 다만 △오픈서비스 신규 등록 가게 △주문취소율이 낮고 고객 선호도가 높은 가게 등은 가중치가 부여된다. 향후 이용자 개개인이 메뉴 노출 우선순위를 설정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될 계획이다.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전세계 주요 플랫폼 업체들이 수수료를 요금체계의 근간으로 삼고 있는 것은 주문이 성사돼 업주님들에게 이익이 생길 때 플랫폼에도 매출이 일어나는 게 가장 합리적이기 때문”이라며 “새 과금체계에서 보다 많은 가게들이 더 적은 부담으로 매출 증대 효과를 누리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새 요금 체계가 배민의 배달앱 시장 시장지배력을 남용한 것이라는 논란도 이어진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는 우아한형제들-딜리버리히어로 기업결합심사를 진행 중이다. 두 기업 합병 성사 시 배달앱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게 되므로 배민이 요금 체계를 유리하게 구성했다는 의혹이다. 이와 관련 배민 측은 “오픈서비스 전신인 오픈리스트는 지난해 4월에 이미 도입됐다”며 “정액제의 문제점, 수수료 모델의 합리성에 대해 오래 고민해 왔으며 합병 이슈와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