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세계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기업들에 미치는 충격파가 예상보다 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전자업계는 생산과 판매에서 모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실적 전망이 어둡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실적 전망도 지속 하락하는 추세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다음 주 잠정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증권업계는 양사 실적 전망을 잇달아 낮췄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는 6조3653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1분기보다 소폭 상승한 수치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세계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최근 삼성전자 실적이 더욱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달아 나왔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을 당초 6조3000억원에서 6조원으로 하향했다.
1분기 영업이익이 6조원 아래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나금융투자는 영업이익 전망을 6조360억원에서 5조6820억원으로 조정했다. 삼성전자는 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대를 기록하면 2016년 3분기 이후 14분기 만에 처음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전망치를 기존 대비 하향 조정한다”면서 “스마트폰, TV, 생활가전 등 세트 사업부의 경우 3월 이후 출하 감소가 포착되고 있어 눈높이가 낮아질 리스크가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도 지난해 1분기보다 실적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는 8426억원으로, 1분기 초 9000억원대까지 높았던 예상치보다 낮아졌다. 지난해 1분기 LG전자 영업이익은 9006억원이었다. LG전자는 가전사업이 선전하면서 스마트폰과 TV 사업 부진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양사 실적 전망이 급격히 낮아지는 원인은 생산 중단으로 인한 공급 축소에다 수요 부진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유럽과 중남미 등에서 코로나19에 대응해 국가와 지역 단위 봉쇄와 셧다운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면서 판매가 급감했다.
실제로 제품 판매량 전망도 하향세다. 하나금융투자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치를 이달 들어 두 번이나 낮췄다. 이달 중순 코로나 영향을 감안해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치를 3억대에서 2억8500만대로 하향했고, 최근 다시 2억6000만대까지 줄어들 것으로 재하향했다. 시장조사업체들은 TV 역시 3월 이후 판매 부진으로 출하량 감소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올해 전자업계 실적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세계적으로 제품 수요 감소를 불러오기 때문이며, 증권가에서도 이례적으로 목표주가를 하향하는 등 코로나19 사태 후폭풍이 커지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