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사업 5300억에 매각 완료
시장 호재에도 '선택과 집중' 결단
중소형 OLED·마이크로 LED 공략
미래 전기차 파워반도체 개발 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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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나칩반도체가 디스플레이와 파워반도체 전문기업으로 거듭난다. 이 회사는 작년 초부터 추진해 온 파운드리 사업 매각을 완료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한 변신에 나섰다.

매그나칩반도체는 31일 국내 사모투자펀드운용사(PEF)인 알케미스트캐피탈파트너스코리아와 크레디언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에 파운드리 사업을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금액은 현금 3억4470만달러와 고용 승계 직원들의 퇴직충당금을 포함한 총 4억3500만달러(약 5300억원)다. 매각 대상에는 8인치(200㎜ 웨이퍼) 청주 공장도 포함됐다. 파운드리 사업부 및 청주공장에서 근무하는 약 1500명 임직원 고용은 SPC로 승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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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나칩 청주 공장

매그나칩은 2004년 하이닉스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비메모리 사업 부문을 분사하면서 설립됐다. 분사 후 뼈를 깎는 노력 끝에 2011년 뉴욕증시에 상장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는 드물게 파운드리 사업을 추진하다보니 매그나칩은 외부에 파운드리 업체로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회사는 분사 후 디스플레이와 파워반도체 분야에서 더 두각을 나타냈다.

매그나칩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구동하는 반도체인 디스플레이드라이버IC(DDI) 시장에서 업계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에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공급하는 DDI 물량을 제외한 '논-캡티브(Non-Captive)' 시장 1위다. 또 매그나칩 DDI는 삼성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LG디스플레이에도 공급되고 있다.

매그나칩은 또 △슈퍼정션모스펫 △IGBT △파워디스크릿 등 전력을 관리·제어하는 파워 반도체에서 성과를 내 디스플레이와 파워 반도체의 매출 비중이 파운드리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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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나칩이 파운드리 사업 매각을 추진한 건 '선택과 집중'을 위해서다. 매그나칩 파운드리는 8인치 팹이다. 8인치 팹은 12인치(300㎜) 웨이퍼 반도체 공장(팹)에 밀려 하향세였다.

하지만 사물인터넷(IoT), 자동차 전장부품 수요가 늘면서 다시 각광받기 시작했다. TSMC, UMC, SMIC 등 대형 파운드리 업체들도 8인치 팹 규모를 확장했다.

우호적 시장 환경이 조성됐지만 사업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매그나칩은 파운드리 사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도, 성장동력으로 부상한 디스플레이와 파워반도체 사업을 위해서도 파운드리를 매각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김영준 매그나칩 대표는 “면밀한 검토와 평가 끝에 이사회와 경영진은 파운드리 사업을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한 기관에 매각하는 것이 최선으로 결론지었다”고 말했다.

파운드리 사업을 인수하는 펀드에는 새마을금고중앙회(50%+1주)와 SK하이닉스(49.8%)가 투자자로 참여했다. 펀드가 SPC를 설립해 파운드리 사업을 인수하는 구조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8인치 파운드리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 자금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성장 시장에서 기회를 엿보기 위해 투자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비메모리 사업 강화를 추진하고 있어 향후 SPC와 시너지를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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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매그나칩 대표

매그나칩은 파운드리를 덜어냄으로써 전사 역량을 디스플레이와 파워 반도체 육성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4년간 연평균 14% 성장이 전망되는 스마트폰 OLED 디스플레이 시장 공략에 집중하는 한편 마이크로 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도 대비한다. 파워는 2014년부터 자동차 업체와 사업 협력을 진행하는 등 전기차 시장 공략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김영준 대표는 “OLED 디스플레이 제품과 파워 IC는 팹리스로 운영하고, 파워 디스크리트 전력 제품은 구미공장에서 생산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실력 중심의 혁신적인 기업 문화를 통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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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나칩 직원이 구미 공장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자료: 매그나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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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막대 모양의 주황색 부분이 디스플레이를 구동하는 핵심 반도체인 DDI다.(자료: 매그나칩)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