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월 6일 전국 초중고 온라인 개학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학교가 상황에 따라 등교 또는 온라인 개학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집단 감염이 심화되고 있는 지역이나 확진자가 발생해 휴업을 해야 할 학교는 온라인 개학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유치원 따로, 초등 따로 식의 학급별로 등교·온라인 개학을 나눌 가능성은 낮다. 지역과 학교 상황에 맡기는 안이 유력하다.
교육부는 원격수업도 정규 수업 시수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안을 추진하고 수업 질 관리를 위한 '원격수업운영 기준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단기간이나마 시범학교도 운영해 온라인 개학을 대비한다.
이번주까지 교육부는 원격교육 대표교사와 시범학교를 선정하고 모든 학교가 학교별 계획에 따라 학급별, 과목별 학습방 개설을 완료한다. 다음주에는 시범학교를 운영하면서 일반학교 원격교육도 준비한다. 과제형이나 단방향 위주에서 양방향 원격강의 위주로 확대해 간다.
교육계와 학부모는 기대 반, 우려 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선 온라인 개학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감염에 대한 우려를 줄이게 됐다. 대입 등 정상 학사일정이 진행되는데 몇몇 학교만 정규 수업을 하지 못해 불거질 형평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문제는 학습 지도 수준을 넘어서 정식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수업의 질이 확보돼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제공되는 온라인 학습 지도도 학교나 교사마다 격차가 커 학부모 불만이 컸다. 일부 교사는 영상회의 툴까지 동원해 양방향 소통을 시도하지만, 또 한쪽에서는 과제물이나 영상 공유 수준에서 그쳤다.
양방향 소통이 전제된 온라인 수업은 오프라인 이상의 성과를 거두기도 하지만 교육부는 시간과 인적 자원, 예산 제약을 들고 있어 동영상과 과제 기반 수업이 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
대학이 온라인 개강을 통해 겪고 있는 시행착오가 초중고에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동영상은 얼마나 학생이 청취했는지 이수율을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다.
이상수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관은 “e학습터와 EBS 등 온라인 클래스를 통해 즉각적으로 출결확인을 하거나 유무선으로 확인해 출결확인은 할 수 있다. 일반 동영상 이수율은 체크하기 어려운데 퀴즈나 과제 등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격수업운영 큰 틀은 교육부에서 기준을 만들어 배포하고 세부적인 사항은 초등의 경우 학년 협의회, 중고등학교는 교과협의회를 통해서 수업 방식을 협의해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임연욱 한양사이버대 교육공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초중고 개학을 정상적으로 하기에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원격 교육은 확대돼야 한다”면서도 “가이드라인이 없으면 수업의 질이 들쑥날쑥하고 학생 만족도도 엇갈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과 EBS가 교육 콘텐츠를 대폭 확대했지만 온라인 교육 질에 대한 논란 역시 계속되고 있다. 양방향 수업을 확대한다고 했지만, 이를 강제하기 힘들다.
이광세 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 이사는 “최근 콘텐츠에는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퀴즈 등이 들어있지만 아직 형식적인 수준”이라면서 “학습자와 교사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소셜러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마트기기가 없는 저소득층 학생도 문제다. 교육부는 교육청을 통해 1차 조사를 벌였지만 온라인학습이 불가능한 학생 규모를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했다. 10일 내로 모든 준비를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우려에도 온라인 개학을 계기로 미래교육이 활성화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국내에서는 규제로 인해 협업과 공유를 중심으로 하는 온라인 양방향 수업을 제대로 추진하기 힘들었다. 각종 협업 툴과 온라인 수업 도구가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은혜 부총리도 “장기적으로는 온·오프라인 융합 수업 등 미래형 수업모형을 확산하겠다”고 밝혔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