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법인세 인하 카드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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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영자총협회가 23일 국회에 경영계 요구를 담은 경제·노동 분야 40대 입법 개선과제를 건의서 형태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경총은 건의서에서 경제·노동 관련 8대 분야 40개 과제를 추려 소개하고 세부 방향까지 제시했다. 개선 과제에는 그동안 기업에서 요구해 온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 법인세 인하,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과 온라인 쇼핑 영업시간 제한 폐지 및 완화 등을 요청했다. 이외에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가 보유한 주식 지분 가운데 3%만 의결권을 인정하는 '3% 룰' 폐지, 상속세 최고세율 25%로 인하, 상속세 공제 요건 완화와 같은 조치도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경총이 요구한 과제 가운데 최근 분위기와 맞물려 가장 시급한 사안이 법인세와 탄력근로제 건이다. 경총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22%로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탄력근로제와 선택적 근로시간제 개선, 특별(인가) 연장근로 허용 사유 확대, 경영상 해고 요건 완화 등 노동 분야 입법도 강력하게 요청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기업의 대표 애로 사안이었지만 정부가 명확하게 선을 그으면서 논의에 별 진전이 없었다. 법인세율은 늘어나는 정부 예산에 밀려 공론화가 어려웠고, 탄력근무제도 주52시간 근무제의 강력한 시행 앞에서 뾰족한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코로나19 사태로 당장 기업에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유통과 같은 서비스 업종이나 자영업자·소상공인은 문을 닫거나 폐업하는 업체가 나올 정도로 경영 환경이 완전히 달라졌다. 1분기는 경기불황 시작에 불과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국가 부도 위기로 몰린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에 버금가는 경기 악화가 올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땅에 떨어진 기업가 정신과 투자 활력을 위해서는 기업에 직접 도움이 되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 법인세율을 낮춰 경영 부담을 줄이고 유연한 근무제로 노동 환경에 숨통을 터 줘야 한다. 지금은 비상 국면이다. 경제 회복과 기업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자극할 수 있는 '파격'적인 처방책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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