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지난달까지 10개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지만 사실상 코로나19 사태에 갇혔다. 일정에 맞춰 대책을 강구할지 미지수다. 경제 부처가 중소기업·자영업 피해 등에 대응해야 할 사안이 산적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 등으로 업무상 차질도 불가피하다.
기재부는 올해 업무 보고에서 TF 성과를 강조했다. 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등 데이터 3법 개정의 성과를 '데이터경제 활성화 TF'가 물꼬를 트고, '바이오산업 혁신 TF'를 구성해 '포스트 반도체'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1인 가구, 10대 규제 개선, 40대 일자리, 디지털세 대응 등 10개 TF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한 주에만 수차례 현안 회의를 열기도 급급한 상황이다. 지난달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애초 1분기에 발표하기로 계획된 40대 일자리 대책, 10대 규제개선 혁신 로드맵, 바이오 TF 핵심 과제 등 기존 작업 일정을 차질 없이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TF 성패가 단시간 내 여러 대책을 내놔야 하는 만큼 '시간싸움'에 달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인구정책 TF의 경우 4~11월 8개월 동안 운영돼 20개 정책 과제를 발표했지만 교육부, 국방부 등과의 의견 수렴에만 장시간이 소요됐다. 일본 수출규제 등 변수까지 얽혀 이슈성에서 밀리기도 했다.
올해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 1분기를 코로라19 대응에만 진을 뺀 상황에서 TF가 일정에 맞춰 대책을 내놓을지 의구심이 든다. 10대 규제 개선 TF는 헬스케어, 핀테크, 관광, 데이터〃인공지능(AI) 등 10개 분야에서 민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불필요한 규제를 해소하는 조직이다. 과제 특성상 전문가 의견 청취가 불가피하다.
1인 가구 정책 TF도 마찬가지다. 교육부·법무부 등 15개 부처와 한국개발연구원(KDI)·한국보건사회연구원·국토연구원 등 조직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으로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코로나19 조기 종식을 위해 정부가 우선 대응하는 것은 옳다. 그러나 업무를 차일피일 미루다 TF 업무가 하반기에 몰리면 '언 발에 오줌 누기'식 대책이란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