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그룹이 대림오토바이 매각에 나선 가운데 AJ그룹과 최종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J그룹은 대림오토바이 인수를 통해 계열사인 AJ M의 차량공유 등과 함께 시너지를 만들어 가겠다는 구상이다. 우리나라에도 대만 '고고로'(세계 1위 이륜차 공유업체)같이 모빌리티 분야의 제조와 서비스를 동시에 갖춘 기업이 탄생할지 주목된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AJ그룹의 모빌리티 계열사인 AJ M이 대림오토바이 인수를 위한 최종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인수를 위한 협상 금액은 400억원 미만으로, AJ M 단독 인수보다는 외부 사모펀드를 참여시킨 컨소시엄 형태가 유력한 상황이다. 매각 대상은 최대주주인 대림산업과 2대 주주인 글로벌 사모펀드(PEF) 어팔마캐피털이 보유한 대림오토바이 지분 100%로 알려졌다.
AJ M은 지난해 말 대림오토바이 인수 작업에 착수해 실사까지 벌였지만 협상에서 최종 결렬됐다. 이후 올해 초부터 재협상에 들어갔다. 지난해 AJ그룹은 SK네트웍스에 AJ렌터카 지분(42%)을 매각하면서 자금을 3000억원 확보하며 사업 대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AJ그룹은 최근 차량공유·마이크로모빌리티 등 모빌리티 시장이 꾸준하게 성장함에 따라 AJ렌터카 매각 이후 시너지 효과가 적은 자동차 관련 사업은 정리하고 렌털과 모빌리티만 남겨서 여기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AJ M은 AJ렌터카가 보유한 오토바이 렌털 브랜드 'AJ바이크', 카셰어링 업체 '링커블'과 함께 모빌리티 분야 시너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륜차 렌털 1위 사업자인 AJ 바이크는 이미 배터리 공유형 전기이륜차를 개발하고 있으며, 퀵서비스·프랜차이즈·배달대행 업체 등 기업간거래(B2B) 고객 유치를 통한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 링커블은 주거공간 등에서 운영되는 커뮤니티 카셰어링 서비스 '네이비'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기업으로, 지난 2018년 9월 서비스 출시 이후 회원을 5000명 이상 확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J네트웍스 계열사인 AJ M이 외부 파트너사와 함께 대림오토바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협상이 결렬된 이후 현재 재협상에 들어간 단계”라고 밝혔다. 그러나 AJ M 모회사이자 상장사인 AJ네트웍스(그룹 지주사)는 이 같은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한편 지난 2018년 대림자동차 이륜사업부의 인적 분할로 설립된 대림오토바이는 대림산업 창업주인 이재준 명예회장의 유업이면서 한때 국내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한 국내 대표 오토바이 제조사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제품이 연이어 국내에 출시되면서 2016년부터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