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5억원 이상 고가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끌어올리면서 서울 강남구 공시가격이 전년 대비 25.57% 올랐다. 고가·다주택자 보유세가 크게 오를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2020년 1월 1일 기준 공동주택 1383만호의 공시가격 열람과 의견청취 절차를 을 19일부터 4월 8일까지 시행한다고 밝혔다.
올해 전국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작년에 비해 5.99%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은 14.75%, 대전은 14.06%, 세종 5.78%, 경기 2.72% 순으로 올랐다. 다른 지역은 변동률이 1% 미만이며 강원·경북 등 8개 시도의 공시가격은 전년대비 하락했다.
서울지역 내에서는 강남구가 25.57%, 서초 22.57, 송파 18.4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가 고가 주택 현실화율을 높이면서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 지역 공시가격 역시 급증했다. 서울 강남권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지의 30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 공시가격은 30% 가까이 올랐다. 강남 주요 개별 단지 공시가격이 최대 40%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99㎡는 지난해 공시가격이 15억400만원에서 올해 21억1800만원으로 40.8% 올랐다.
공동주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시세 9억원 미만 주택은 1년간 시세변동분은 반영하되, 현실화율은 68% 수준으로 유지했다. 시세 9~15억원 공동주택은 현실화율 70%를 상한으로 현실화율을 높였다. 시세 15~30억원은 75%, 30억원 이상은 80%를 수준으로 현실화율을 올렸다.
지난 해 지적됐던 형평성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미세조정도 진행했다. 동일 단지 내 시세는 큰 평형이 높은데 공시가격은 오히려 작은 평형이 높았던 주택이 지난해 60만호가 발생했다. 9억원 이상이면 큰 평형 현실화율을 높이고 9억원 미만이면 작은평형 현실화하율을 하향하는 식으로 조정했다. 시세 차이에 비해 공시가격이 과다하게 차이가 나는 문제도 미세조정했다.
9억원 이상 주택 공시가격 변동률은 21.15%로, 시세가 높을수록 공시가격 변동률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가격이 20% 이상 오른 주택은 전국 약 58만 2000호로, 전체 4%에 해당한다.
고가주택 공시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합친 보유세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고가주택 다주택자는 그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1주택자 종부세 부과 대상인 공시가격 9억원 초과 아파트는 지난해 21만8124가구에서 올해 30만9천361가구로 41.8% 늘었다. 그 중 서울은 38.2%, 강남구에서는 26.8% 증가했다. 서울 다음으로 공시가격이 오른 대전의 경우 9억 초과 아파트가 작년 151가구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729가구로 5배 가까이 늘었다.
국토교통부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올해 공시가격이 25억7400만원(35.2%↑) 오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5㎡는 지난해 보유세가 1123만원이었으나 올해 1652만5천원으로 47% 오른다. 소유주가 만 60세 이상의 1주택자로 세액공제를 최대 한도인 70%까지 적용받는다면 보유세는 1138만원 수준이 된다.
다주택자는 보유세 부담이 더 커진다. 개포 주공1단지(전용 50.64㎡)와 아크로리버파크(전용 84.95㎡)를 보유한 2주택자는 두 아파트의 공시가격 합산이 지난해 30억4800만원에서 올해 41억7천만원으로 오르면서 보유세가 작년 3818만원에서 올해 6325만원으로 66% 상승한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와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개포 주공1단지까지 3가구를 보유한 3주택자의 보유세는 지난해 5279만원에서 올해는 무려 8624만원으로 오른다.
<국토교통부의 주택별 보유세 시뮬레이션 결과>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