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11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 예산을 편성했다. 추경안은 세출 확대분 8조5000억원에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한 세입 경정분 3조2000억원으로 구성됐다. 8조5000억원은 방역체계 보강·고도화(2조3000억원),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 회복 지원(2조4000억원), 침체된 지역경제 회복 지원(8000억원), 민생·고용안정 지원(3조원)에 투입한다. 정부는 얼어붙은 소비를 되살리기 위해 저소득층과 노인, 아동 등 500만명에게 4개월동안 2조원 상당의 소비쿠폰도 지급한다.
문재인 정부 들어 네 번째인 이번 추경은 7년 만에 최대 규모다. 역대 감염병 대응 추경 가운데 가장 큰 2015년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때 11조6000억원보다도 1000억원이 더 늘었다. 추경의 의미는 크다. 국가 재난 수준으로 격상시킨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는 게 1차 목적이다. 부족한 의료시설 보완과 방역 체계 강화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 이와 함께 대구·경북과 같은 피해 지역 복구에도 과감한 지원이 이어져야 한다.
또 하나는 침체된 소비와 수출을 살려서 나락으로 떨어진 경기도 되살려야 한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는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의 최저 수준이었다. 경기 활성화를 위한 대대적인 기업 지원책이 나와야 한다. 소비 쿠폰은 수요를 앞당기는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내수 전체에 불을 지피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영세사업자와 소상공인 지원도 필요하지만 당장 발등의 불을 끄는 수준에서 그칠 것이다.
중소기업까지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 중소기업은 이중, 삼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어도 직접 눈에 보이지 않아 추경에서 제외될 공산이 크다. 중소기업은 내수와 일자리 측면에서 최전선에 있다. 중소기업이 무너지면 그만큼 경제에 가하는 타격이 크다. 추경은 정부에서 언급한 대로 영세 소상공인 지원 대책이 아님을 잊지 말아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총체적인 경제 난국을 넘기 위한 내수 활성화가 주된 목표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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