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가 전국을 집어삼켰다.
대한민국의 관문으로 꼽히는 인천국제공항도 유동인구가 급감했다. 주말 내내 1, 2터미널 모두 한산했다. 1터미널 공항철도에서 이어지는 환승센터에선 사람들이 드문드문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출국장으로 향했다. 유럽으로 가는 비행기 티켓팅에만 현지인들이 30명 남짓 줄을 섰다. 나머지 게이트는 줄을 서지 않아도 바로 카운터에 갈 수 있었다. 외투보관서비스를 하는 택배카운터 앞에는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 대여섯명이 외투를 맡기고 있었다. 20명쯤 되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눈에 띄었다. 모두 황금색 포장에 빨간색으로 쓴 '김 선물세트'를 들고 있었다.
한 공항버스 티켓 판매직원은 “이용객이 주로 외국인이었는데 지금은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면서 “매출이 60~70%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명동 일대 상인들은 일찍 가게 셔터를 내렸다. 거리에서 보이는 사람이 평소보다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한 카페에 들어서자 직원이 “죄송하지만 본사 지침으로 오늘은 평소보다 1시간 반 조기 마감한다”고 안내했다.
명동 롯데백화점 화장품 매장 직원은 “코로나가 끝나가는 줄 알았더니 이번 주부터 다시 시작인 것 같다”면서 “중국인들이 한 순간에 사라지다보니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직원들도 “설마 했는데 매출이 30% 넘게 줄어들 줄은 몰랐다”고 입을 모았다.
평일 13만명, 주말 25만명이 다녀간다는 스타필드 코엑스도 코로나19에는 활력을 잃었다. 지하 1층 주차장부터 각 층마다 주차 공간이 400~500석 남았다. 주말 프라임타임 코엑스에서 보기 어려운 광경이다. 처음으로 입구 근처, 엘리베이터 바로 옆 자리에 주차를 할 수 있었다.
인근 가게 내부를 둘러보자 30평 남짓 공간에 손님은 한 팀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대다수 코엑스 매정 사정은 비슷해 보였다. 백화점이 문을 닫는 시간인 저녁 8시 30분간에 맞춰 모두 퇴근했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