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저전력·고속 트랜지스터 개발

기존 대비 대기전력 소모 '1만분의 1' 수준
실리콘 기반 CMOS 트랜지스터 대체 기대

낮은 전력과 높은 속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트랜지스터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금속 산화물 반도체 전계효과 트랜지스터(MOSFET) 대비 작동전력 소모량은 10분의 1, 대기전력 소모량은 1만분의 1 수준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신성철)은 조성재 물리학과 교수연구팀이 2차원 물질인 흑린을 사용해 저전력과 고속을 동시에 이룬 터널 전계효과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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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린의 두께 변화로 제작한 이종접합

트랜지스터 전력 소모는 작동 전력 소모와 대기 전력 소모로 나뉘는데, 저전력을 이루려면 트랜지스터 작동 전압과 대기상태 전류를 낮춰야 한다. SS(subthreshold swing) 값 감소가 필수다. SS 값은 전류를 10배 증가시키는데 필요한 전압을 뜻한다. MOSFET의 경우 SS 값이 60밀리볼트 퍼 데케이드(㎷/dec)인데, 이 이하를 이루는 것이 과제다.

대안이 SS 값이 낮은 터널 전계효과 트랜지스터다. 다만 트랜지스터 채널을 이루는 두 물질 사이 이종접합 계면에서 산화막, 결함, 격자 불균형 등이 발생한다. 작동 전류를 낮추는 원인이 된다. 작동 전류는 트랜지스터 작동 속도를 저감한다.

연구팀은 터널 전계효과 트랜지스터 방식을 택하면서 이종접합 대신 흑린을 단일 물질로 이용해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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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을 개발한 KAIST 연구진. 사진 왼쪽부터 김성호 연구원, 조성재 교수

흑린은 두께에 따라 '밴드갭'이 변하는 물질이다. 단일 물질로 이종접합과 같은 기능을 한다.

연구팀은 SS 값은 24㎷/dec, 속도는 기존 MOSFET과 유사한 수준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조성재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로 기존 트랜지스터보다 저전력, 고속으로 작동하는 소자를 개발했다”며 “실리콘 기반 CMOS 트랜지스터를 대체할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을 갖춰 세계적으로 의의가 큰 성과”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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