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빨강→핑크' 한숨쉬는 예비후보들 "플래카드 변경만 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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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핑크 점퍼입은 미래통합당

“자유한국당에서 미래통합당으로 바뀌면서 예비후보자들이 명함도 바꿔야 하고, 선거 옷도 새로 사야합니다. 공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비용 부담이 너무 큽니다.”

20일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의 공천 면접 심사가 한창인 가운데 예비후보자들의 한숨 소리가 높아졌다. 당명과 상징색이 바뀌면서 홍보선전물 등을 더 이상 쓰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날 기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미래통합당 예비후보는 총 594명이다.

수도권인 서울과 인천, 경기도는 각각 124명, 27명, 127명이다. 통합당의 전통적 지역 텃밭인 대구 예비후보 등록자는 124명, 경상북도 150명, 경상남도는 168명에 이른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19일 서울과 인천 16개 지역에 공천 방침을 결정했지만 후보가 확정되지 않은 지역이 많다.

서울만 해도 20대 국회의원 선거 기준으로 지역구가 49개, 인천은 13개다. 아직 46곳이 미확정이다.

아직 공천결과가 나오지 않은 수도권 지역구의 한 예비후보는 “공천 면접 결과를 받지 못한 상황에서 새로운 당명과 색상의 명함, 옷을 또 구매해야 할지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현역의원에 비해 후원금이 적은 예비후보는 경선 비용 부담이 크다”면서 “추가 비용을 지출하기 전에 경선이라도 빨리 치를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로 등록하면 정치자금법상 1억5000만원까지 후원금을 모을 수 있다. 수도권 지역이나 공천이 확정되지 않은 수많은 예비후보가 많은 후원금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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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핑크 점퍼 입은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영남권의 또 다른 예비 후보는 “명함뿐 아니라 사무실 내에 있는 팸플릿이나 홍보 가판대, 포스터 등 비용이 상당하다”며 “사무실 밖에 붙여 놓는 '대형 플래카드'도 교체비용이 1000만원 가까이 소요된다”면서 부담스러워했다.

이 후보 설명으로는 대형 플래카드를 10층 이상 높이에 걸어야 하는데, 이러려면 대형 크레인을 불러야 한다는 것이다. 그 경우 100만원 이상 든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한국당 이름으로 걸려 있는 대형 플래카드를 바꾸려면 적어도 500만~1000만원이 든다”며 “일단은 그대로 쓰고, 면접결과가 나오고 공천이 확정되면 바꿔야지 그 전에는 비용부담이 커서 못 바꾼다”고 토로했다.

영남권에서 공천이 확정되면 후원금 1억 5000만원을 금세 채울 수 있다. 영남권에서 보수 제1당의 후보로 공천을 받는다는 것은 당선이 거의 확실시된다는 기대감 덕분이다. 하지만 수도권이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측되는 지역은 다르다. 기부금이 부족한 상태에서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봐야 한다.

미래통합당은 전날 예비후보자들에게 점퍼 구입 안내공지를 보냈다. 디오메이커스가 만든 것으로 한 벌에 3만원 정도다. 이마저도 재고가 많지 않다. 예비후보자 입장에선 쉽게 구할 수 있는 색상도 아니어서 답답한 상황이다. 디오메이커스 관계자는 “발대식에서 입은 점퍼 2종류 중 하나를 받을 수 있는데 재고가 많지 않다. 예약해도 100% 받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 면접심사는 당초 19일 마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등 변수로 일부 지역에서 순연됐다. 면접심사가 마무리 되면 다음주 심사결과를 발표하고, 경선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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