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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행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한국폴리텍대학은 올해 전국 캠퍼스 19곳에 '러닝팩토리'를 추가로 설치한다. '러닝팩토리'는 폴리텍 내에 흩어진 실습장비와 공간을 한데 모아 학생을 융합형 인재로 키우기 위한 현장 실습공간이자 배움터다. 학과 단위로 흩어진 실습실과 장비를 한데 모아 현대화하고 향후 스마트팩토리로 연결시킨다는 구상이다. 지난해까지 서울 정수캠퍼스를 비롯한 기계자동화 10곳, 서울 강서 IT 디자인, 원주 의료공학, 충주 로봇용접, 반도체융합 등 16개 러닝팩토리가 설립됐다.

폴리텍대학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교육과 지역·사회 동반 성장을 위한 변화에 나섰다. 그간 숙련된 기술 직업인을 배출하는 훈련소 역할에서 한발 더 나아가 미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노력이다. 이러한 변화를 앞서 이끈 이가 바로 이석행 이사장이다. 노동운동 당시 2500여곳 사업장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현장과 소통한 이력이 오롯이 폴리텍대학의 변화에 녹아있다. 그에게 앞으로 일어날 폴리텍대학의 변화상을 미리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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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이호준 정치정책부장

-노동현장 전문가로 유명하다. 대학과 노동현장이 많이 다를 텐데 그간 대학을 운영하시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대학 특성상 현장과 연결된 교육이 중요하다. 2007년 전국민주노동총연맹 위원장을 할 때 전국 2500여개 사업장을 누비며 '현장대장정' 경험 덕분에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36개 폴리텍 캠퍼스를 둘러보니 천편일률적으로 학과가 운영되는 등 지역과 동떨어진 경우가 많았다.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해 학과를 개편하고 36개 캠퍼스를 특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을 하게 됐다. 전국 폴리텍 캠퍼스가 지역의 소중한 자산임에도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소홀했다. 현장을 누비며 폴리텍의 역할과 중요성을 알렸다.

-취임 후 2년 사이 폴리텍대학에서 학과 통폐합 등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그간 과정과 변화를 꾀한 이유는.

▲직업교육이 산업 발전 속도를 따라가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취임 당시 추격형 직업교육 제도의 한계를 인식했고 선도형 직업교육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했다. 독일은 4차 산업혁명인 '인더스트리 4.0'으로 혁신을 일구면서도 실업률이 제로에 가깝다. 재교육을 했기 때문에 가능하다. 폴리텍대학의 직업 교육도 바뀌어야 한다. 기존 학과체제는 과거에는 유용했으나 지금은 아니다. 대학 구성원이 힘들겠지만 몸부림쳐서 달라져야 했다.

폴리텍이 직업교육뿐만 아니라 산업과 일자리에 대한 고민을 동시에 해야 한다고 계속 이야기했고, 그렇게 결실은 맺은 것이 16개 러닝팩토리와 반도체융합캠퍼스다. 캠퍼스 경쟁력 제고와 체질 개선을 위해 유사·중복 29개과를 통폐합하고 지역과 산업수요를 반영한 학과로 재편했다. -신학기가 곧 시작한다. 다른 대학과 견줘 볼 때 폴리텍대학의 장점은 무엇인가.

▲'폴리텍하면 취업, 취업하면 폴리텍'이다. 직업교육을 통해 국민 일자리 복지를 실현하는 일자리 특화 대학임을 자부한다. 최근 3년간 대학정보공시 취업률이 80% 수준을 달성했다. 양질의 취업처 바로미터인 취업유지율도 91.5%에 이른다.

산업현장과 밀착화된 교육 환경은 높은 취업률을 견인하는 요소이자, 현장에 바로 투입 가능한 인재를 배출하는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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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폴리텍에 국내 최초로 반도체융합캠퍼스가 설립됐다. 설립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산업 변화에 대응해 캠퍼스 자체를 새롭게 바꾼 첫 사례로 처음에는 교직원의 반대도 있었다. 간담회와 태스크포스(TF) 운영으로 기능 혁신에 적극 동참할 수 있도록 설득·독려했다.

업계 문도 두드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문기업을 찾아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다.

지난 18일에도 보직자 16명과 함께 반도체장비 전문기업 원익IPS를 찾았다. 캠퍼스 운영 관련해 업계가 요구하는 전문인력 요건과 대학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반도체융합캠퍼스가 기업이 요구하는 인력양성 역할을 충실하게 하기 위해서다.

-반도체융합캠퍼스에선 어떤 학습을 하는가. 또 졸업 후 진로를 예측한다면.

▲실제 반도체 생산공장인 팹과 유사한 환경의 클린룸(청정실)에서 반도체 집적 회로의 기본 구조인 금속산화물반도체(MOS) 축전기 제작 등 반도체 제조 공정 실습을 한다.

반도체 산업에서 원천 기술 개발은 연구개발 인력 역할이지만 수율 제고와 공정 안정화는 엔지니어의 몫이다. 장비 유지보수, 역설계, 개발·생산이 가능한 인력을 키울 것이다. 반도체융합캠퍼스가 위치한 경기도는 전국 최대 반도체 기업 밀집 지역이자 반도체 장비 산업이 몰려있어 기업체와 긴밀한 산학 협력을 통해 취업을 연계할 계획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일자리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에 대한 폴리텍대학의 정책은.

▲관련 신산업·신기술 훈련 기능 강화를 위해 학과 신설과 개편 작업을 추진 중이다. 하이테크 과정을 확대하고 기술 분야 교육기관도 늘릴 계획이다. 신기술 분야 교원 채용과 기존 교원 역량 강화도 과제다.

서울 강서 '스마트금융', 대구 '스마트자동화', 화성 '스마트자동차', 대전 'VR미디어콘텐츠', 아산 'IoT정보보안' 서울 정수 '스마트자동화', 인천 '스마트팩토리', 영남융합기술 '스마트물류' 등 새로운 학과 계설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1% 수준의 신산업·신기술 분야 학과 비중을 2022년까지 25%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문대학 이상 졸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신산업·신기술 직종 고급 직업훈련 과정인 하이테크 과정도 올해 960명에서 2022년까지 1500명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학생들 관심도 높다. 특히 하나금융티아이 채용 약정 협약반으로 운영하는 광명융합기술교육원 데이터분석과의 경우 22.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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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교육 활성화를 위해 보완할 점은.

▲직업교육 시스템이 잘 갖춰진 독일은 정부, 지자체, 노·사 사이에 상호 유기적인 역할 분담이 이뤄진다. 반면 우리는 모집·양성·취업·취업유지 등 많은 부분이 직업교육 기관에 편중됐다.

산업구조와 노동시장 변화에 따른 직업교육 수요를 예측하고 각 주체별로 교과 개편, 프로그램 개발, 취업 연계 등 직업교육과 관련해 보다 적극적인 참여와 역할이 요구된다.

교육의 질적 수준 제고를 위해 직업교육 기관에서는 교육 자체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폴리텍대학이 변화를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정책이나 지향점이 있다면. 또 올해 시급한 현안은.

▲인천국제공항 제4활주로 지역에 50만평 규모 항공정비(MRO) 산단이 조성된다. 이에 대응하여 항공 MRO 분야 전문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MRO 산업은 대표적 장치산업으로 투자 비용이 높고 수익률이 낮아 민간이 담당하기 어려운 분야다. 제조업과 항공인력 양성 노하우가 필요하다. 여기에 폴리텍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인천국제공항과 접근성이 좋은 남인천캠퍼스를 특화캠퍼스로 전환하고 국제 항공기 정비 자격 취득이 가능한 하이테크 과정도 개설할 계획이다.

스마트산단 인근 캠퍼스도 특화캠퍼스로 지정했다. 러닝팩토리 구축으로 훈련 인프라 조성 및 생산정보 수집·분석과 시스템 기반 공정제어 교육이 가능하도록 학과 개편을 추진할 방침이다. 정부의 스마트공장 선도 산단 선정과 연계해 특화캠퍼스를 10곳까지 늘려 2022년에는 기초·중간단계 수준 전문 인력 2200명을 양성하겠다.

-학사운영을 하면서 정부 정책에 대한 아쉬운 점은.

▲폴리텍대학의 수업 연한은 2년이다. 미래 신산업 분야 등 급변하는 기술 발전에 따라 고수준 기술 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수업 연한의 다변화가 필요하다. 보다 심화된 전공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마스터과정(가칭)' 도입을 검토해줬으면 한다.

또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 시행령에 따라 학급당 정원을 25명 내지 30명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학급 정원을 축소해 소규모 집중 관리로 직업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

-몸담았던 노동운동계에도 직업교육과 관련해 전할 이야기가 있다면.

▲돌이켜보면 사람, 일자리, 직업 역량에 대해 조금 더 고민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노동계에서도 일자리가 곧 사회복지라는 공공의 역할에 입각해서, 일자리가 있어야 노동운동도 있다는 것에 인식과 고민을 함께 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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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행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은

1958년 충청남도 청양에서 태어났다. 전북 기계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인천대학교 체육과에서 학사를 취득했다. 1984년 대동중공업 노동조합 위원장을 시작으로 전국금속산업노동조합 연맹 부위원장,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을 역임하면서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2007년부터 2년간 민노총 위원장 시절에는 2500여개 사업장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현장에서 노동자들은 물론 사업주와도 소통하는 행보를 이어나갔다. 이후 2010년부터 우경일렉텍 기술 고문과 더불어민주당 전국노동위원회 위원장, 2014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 등을 역임했다.

정리=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