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줄기세포를 기반으로 한 마이크로의료로봇인 '스템셀 네비게이터'를 이용해 손상된 무릎 연골을 재생하는 데 성공했다. 체내 삽입형 마이크로의료로봇의 상용화가 기여할 전망이다.
바이오트 코리아(대표 장영준)는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원장 박종오), 선종근 전남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정용연 전남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팀과 산·학·연·병 기술협력을 통해 생분해가 가능한 다공성 마이크로구조체의 표면에 직경 1.5㎛의 자성입자들을 부착, 직경 350㎛의 줄기세포 탑재용 마이크로로봇을 제작했다고 16일 밝혔다.
마이크로로봇 다공성 구조는 많은 수의 줄기세포를 탑재하고, 영양분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도록 하며, 생분해성 재료로 이루어져 체내에서 서서히 분해된다. 마이크로로봇 표면의 자성 마이크로입자는 미국 식약청(FDA)의 허가를 받은 자성 나노입자다. 생분해성 고분자로 이뤄져 있으며 외부 자기장에 반응해 마이크로로봇을 손상된 연골로 정밀하게 전달하고 환부에 안정적으로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이 제작한 마이크로로봇에는 사람의 지방에서 유래한 줄기세포를 탑재했으며 손상된 연골 부위로 정밀하게 전달 이식된 줄기세포는 연골세포로 분화돼 무릎 연골 재생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줄기세포 탑재 마이크로로봇을 손상된 연골 부위로 정밀하게 전달하고, 이를 고정시킨 뒤 연골을 재생하기까지의 전 과정은 세포 및 동물실험(토끼)을 통해 검증됐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인 국제 과학학술지 사이언스 자매지로 로봇연구분야에서 최고의 국제학술지로 인정받는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최근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현재의 줄기세포 기반 무릎 연골 재생법을 넘어 마이크로의료로봇을 통한 재생 및 치료 효과를 최초로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무릎 연골 시술 절차와 상황에 맞게 설계·제작된 '스템 셀 네비게이터 플랫폼'을 동물실험에 적용해 연골 재생 효과를 실제로 검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퇴행성관절염의 진행을 늦추고 무릎인공관절수술을 피할 수 있는 방법으로 환자에게서 추출한 성체줄기세포, 연골세포와 같은 '자가 유래세포'를 무릎 연골에 이식 혹은 주입하는 방식으로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세포 기반의 치료법은 주입된 세포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단점이다. 이 때문에 윤활액 내 주사를 통한 기존의 세포 주입법은 많은 양의 세포를 필요로 하며 무릎 절개를 통한 침습적 시술을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연구팀은 이 같은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동물 골수에서 유래한 성체줄기세포를 탑재할 수 있는 '스템 셀 네비게이터' 개발을 주도해왔다.
바이오트코리는 지난 2017년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으로부터 원천기술을 이전받은 뒤 지난해 관련 연구를 통해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장영준 대표는 “유기적인 산·학·연·병 간 협력을 통해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의료로봇의 치료능 강화를 입증할 수 있었다”며 “지난해 말 준공한 의약품 제조 품질 관리 기준(GMP) 시설을 통해 골관절염 분야 스템 셀 네비게이터의 임상 실험을 위한 제반 과정을 체계적으로 수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종오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장은 “국내 산·학·연·병이 협력해 첨단 마이크로의료로봇 기술을 선도하고 동물실험을 통해 치료효과까지 입증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