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를 주류 '가격'이 아닌 '양'을 기준으로 책정하는 종량세 전환으로 연초 맥주 출고가를 인하한 롯데주류가 또 한 번 가격을 인하한다. 앞선 출고가 인하는 종량세 전환에 따른 세부담이 줄어드는 캔과 병 제품이 적용됐지만 이번 가격 인하는 세부담이 커지는 생맥주의 출고가를 낮추는 강수다. 롯데주류는 이번 출고가 인하고 주류도매상과 자영업자들과 상생을 강화하고 국산 맥주 소비 촉진을 위한다는 의도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는 17일 출고분부터 '클라우드' 생맥주와 '피츠 수퍼클리어'의 생맥주, 330㎖ 병 제품의 출고가를 최대 8.1~13.5% 인하한다.
클라우드 생맥주 20L 용량의 1통(케그)의 경우 기존 3만7000원에서 3만2000원으로 출고가가 조정된다. 인하율은 13.5%다. 피츠 케그는 기존 3만430원에서 2만7387.4원으로 10% 인하되고 피츠 330㎖ 병의 경우 828원에서 761.38원으로 8.1% 인하된다.
롯데주류는 지난달 2일 클라우드 캔맥주 500mL 기준 1880원에서 1565원으로, 피츠는 1690원에서 1467원으로 출고가를 인하한 바 있다. 인하율은 각각 16.8%, 13.2%로 새해 맥주와 탁주의 과세 기준이 종가세에서 출고량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종량세로 전환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종량세 시행으로 생맥주의 세금은 기존 519원에서 830원으로 59.9% 오른 상황이다. 병도 약 2% 올랐다. 롯데주류는 세부담이 늘었음에도 생맥주의 가격을 인하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롯데주류는 자영업자와 상생 행보를 강화하고 국산 맥주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의도라는 입장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술 소비가 줄어들자 주류도매상은 물론 영세 자영업자들 가계가 힘들어지고 있어 고통을 분담한다는 차원에서 출고가를 인하했다는 설명이다.
경쟁사가 출고가를 유지할 경우 펍과 식당에서 생맥주 판매가를 낮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출고가 인하로 인해 발생하는 차익을 주류도매상과 자영업자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다는 의도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