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준법감시위원회 첫 회의를 개최하고 내·외부 '돈 거래'를 집중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은 지난 달 9일 준법감시위원회 설치를 공식화한 후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7개 계열사 협약과 이사회 의결을 마치는 등 준법경영을 위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위원장 김지형)는 5일 서울 서초동 삼성생명 서초타워 33층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첫 회의를 개최하고 주요 운영 방안을 논의했다. 저녁도 거르고 6시간 마라톤 회의를 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회의에는 위원장을 맡은 김지형 전 대법관과 고계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총장, 권태선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공동대표,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 교수, 봉욱 변호사, 심인숙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6명의 외부위원과 이인용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 등 총 7명의 위원이 참석했다.
위원회는 1차 회의에서 위원회 권한 등을 정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을 제정했다.
이에 따르면 위원회는 삼성 관계사의 '돈 거래'를 집중 감시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대외후원금과 내부거래 내역을 사전 또는 사후 통보 받아 상세히 검토한다.
합병, 기업공개 등 삼성 관계사와 특수관계인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거래에 대해서도 위원회는 자료제출 요구권을 갖는다.
위원회는 삼성 관계사 최고경영진이 준법의무를 위반할 위험을 감지하면 직접 또는 준법지원인을 통해 이 사실을 이사회에 통보한다.
이미 위반행위가 발생했을 때는 준법지원인에게 조사와 시정조치를 요구할 수 있으며, 조사가 미흡하다고 판단하면 직접 조사하거나 외부전문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위원회는 두 번의 기회를 관계사에 주고 그래도 말을 듣지 않으면 이 사실을 홈페이지에 게시할 수 있다.
준법감시위 업무를 보좌할 사무국 설치를 위해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사무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도 의결했다.
사무국장은 심희정 법무법인 지평 소속 파트너 변호사가 선임됐다.
사무국 직원 8명 중 4명은 삼성 관계사 준법감시인이 파견됐으며 나머지 4명은 외부인사들로 충원한다.
사무국 직원 임기는 위원과 동일한 2년이며 연장이 가능하다. 사무국 직원은 관계사 업무를 겸직할 수 없다.
위원들은 삼성 7개 관계사 준법감시인들로부터 준법감시 프로그램 현황을 듣고 질의와 의견 개진 시간을 가졌다.
위원회는 향후 준법감시 프로그램을 세밀하게 검토하고 개선점 등을 집중 논의하기로 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