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창당을 선언한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2일 '작은정당·공유정당·혁신정당'을 신당의 3대 비전으로 제시했다.
안 전 의원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정치혁신 언론인 간담회'를 열고 “이념과 진영정치를 극복하고 기존 정당의 틀과 관성을 앞장서서 파괴하고 무책임한 정치를 퇴출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안 전 의원은 “이번에 만들려고 하는 신당은 다른 정당들과 같은 또 하나의 정당이 절대로 아니다”라며 “네트워크 정당으로, 현장에서 일하는 많은 분들이 직접 정책 아이디어를 내고 네트워킹을 해서 실현해내는 쪽에 집중하는 정당”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소명 의식으로 이 당을 다른 정당과는 완전히 다른 정당으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튼튼한 밑바탕 만들고자 하는 게 제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우선 '작은 정당'이 되기 위해 정당 규모와 국고 보조금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설명했다. 21대 국회에서 '교섭단체' 위주로 많이 배정되는 국고 보조금을 '의석수 기준'으로 배분하도록 정당법 개정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또 '공유 정당'을 위해서는 모바일 플랫폼을 이용할 것이라 전했다. 당원들은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의사를 개진하고 정책 아이디어를 내고 당원 의견을 모으는 투표 시스템도 만들겠다는 의지다. 마지막 '혁신 정당'은 블록체인 시스템을 도입해 국고 보조금을 낱낱이 어디에 썼는지 사람들 볼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신당의 정치노선은 '실용적 중도'다. 그는 “실용적 중도가 어려운 개념이 절대 아니다”라며 “중도는 올바른 길이다. 중도는 중간에 서는 게 아니라 '균형감각'을 갖고 중심을 잡는 것으로, 그게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길인지는 다들 알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신당 창당 시기와 당명은 내일 신당창당추진위원회 구성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4번째 창당 배경을 두고는 “기존 낡은 정당에서 새로운 길을 가는 게 불가능해 보였다”며 “처음부터 새로 만드는 것이 훨씬 더 바르고 제대로 할 수 있고, 제대로 정치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국의 토니 블레어, 미국 빌 클린턴, 프랑스·독일 정치 지도자들 모두 다 실용적 중도의 길을 걸어 국가를 단석에 올린 정치지도자”라며 “20대 국회가 최악이라고 하면 21대 국회에서는 바꿔야지, 같은 정치세력이 모여 더 나쁜 국회를 만들어가는 것 그냥 나둬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에서 모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간담회 후 기자 오찬자리에서 '성공한 CEO'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것을 후회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그동안 한 것 없다고 공격하는데, 국민들이 양당 체제에서만 살다가, 3당도 만들어 주셨다”며 “내 성공이든 실패든 국가적으로 쌓일 것이다. 축적이 가능한 사회, 성공하면 좋고 실패하더라도 쌓여서 어려운 길을 가는 사람에게 자산이 될 수 있으면 그게 얼마나 보람되냐”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