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침해' 쿠쿠에 경고장 보낸 LG전자...'극적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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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자사 특허를 침해한 쿠쿠전자와 법정 다툼 없이 원만한 합의로 마무리했다.

LG전자가 특허 침해 경고장을 보냈고, 쿠쿠전자는 특허와 디자인 도용을 인정한 뒤 이를 피한 제품을 출시했다. 특허 침해 관련 사건이 원만한 합의로 마무리된 이례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하반기에 '쿠쿠 인스퓨어 원통형 공기청정기'가 'LG 퓨리케어 360도 공기청정기' 외부 케이스의 여는 방식에 대한 특허를 침해, 외부 디자인을 도용했다며 쿠쿠전자에 '특허침해 경고장'을 보냈다.

LG전자가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경고장을 보내 잡음 없이 상황을 해결하려 한 의도로 보인다. LG전자는 최근 강경한 특허 보호 전략을 펼치고 있어 지식재산권이 침해 당했을 때 주도면밀하게 대응하고 있다.

LG 퓨리케어 360 공기청정기는 소비자가 손쉽게 필터를 갈아 끼우도록 케이스를 설계했고, 이에 대해 LG전자는 특허를 출원했다. 또 공기청정기 외부 디자인에 크기가 다른 수많은 구멍을 내 공기 청정 기능을 극대화했다.

LG전자는 쿠쿠전자가 이 두 가지 기술과 디자인을 침해, 도용했다고 판단했다. 이외에도 몇 가지 사안을 쿠쿠가 침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가 보낸 특허침해 경고장은 내용증명의 일종이다. 대체로 특허 침해 금지에 내용과 침해로 발생하는 손해 배상 관련 내용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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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쿠쿠전자 원통형 공기청정기와 (오른쪽) LG 퓨리케어 360 공기청정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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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와 쿠쿠전자

특허 소송이 불거지기 전 기업 간에 주고받는 문서로 법률 의미는 크지 않다.

경고장을 받은 쿠쿠전자와 LG전자는 협상을 이어 갔다.

협상 결과 쿠쿠전자는 자사 원통형 공기청정기 외부 케이스의 여는 방식을 변경했다. LG전자가 출원한 특허를 회피한 방식을 채택했다. 쿠쿠전자는 공기청정기 외부 무늬 디자인도 바꿨다. 쿠쿠전자가 LG 특허를 침해했고 디자인도 일부 도용했음을 인정한 셈이다.

쿠쿠전자는 지난해 말 변경 사항을 모두 반영, 타워형 공기청정기를 다시 출시했다.

특허를 침해한 과거 제품 처리 방식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두 회사 간 금전 거래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두 회사는 협상 내용 일체를 외부에 알리지 않겠다는 대외비유지협약서(NDA)를 체결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비밀유지 조항이 있어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한편 쿠쿠전자는 LG전자에 밥솥을 납품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 중소기업으로 출발해 독자 브랜드로 성장한 기업이다. 구본학 쿠쿠전자 대표의 아버지이자 쿠쿠전자 창업주인 구자신 쿠쿠그룹 회장은 구자경 LG그룹 전 명예회장과 10촌 관계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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