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새해를 맞아 '자율주행차 인큐베이터 코리아 2020'이라는 연하장을 만들어 돌렸다. 새해 안녕을 기원하는 연하장에 자율주행자동차 정책 홍보 내용을 담았다. 그만큼 올 한해 자율주행 관련 기술 초석을 다지겠다는 의지를 내비췄다고 볼 수 있다.
자율주행의 모든 생태계를 아우르기 위해 여러 부처가 힘을 모으는 연구개발(R&D) 사업부터, 처음으로 유상운송 모델을 도입하는 실증에 이르기까지 올해 정부 자율주행 정책의 획기적 전환이 기대된다.
2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경찰청이 함께 추진하는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의 연내 예비타당성 통과와 사업 추진이 점쳐진다.
자율주행 관련 R&D 사업 중 관련 부처가 모두 함께 하는 사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제도와 교통 체계부터 자율주행 인프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술, 부품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을 다룬다. 4개 부처가 2021~2027년 레벨4+ 자율주행차 전반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민간 투자 4199억원을 포함, 1조7363억원을 투입하는 초대형 국책 R&D 과제다. 자율주행 3대 강국으로 등극하는 것이 목표다.
실증사업은 범위와 영역이 모두 다변화된다. 가장 큰 변화는 유상 운송이다. 유상 운송은 여객자동차법에 의해 현재 면허를 받아야만 가능하다. 오는 5월 자율주행차법 시행으로 유상운송 시범운행지구 지정 길이 열린다. 웨이모와 같은 자율주행자동차 택시나 자율주행 택배가 실현된다.
대중교통·군집주행 등 다양한 자율주행 실증사업도 진행된다. 이들 사업은 자율협력주행을 기반으로 이뤄진다. 세종에서 실증 중인 15인승 자율주행버스는 올해 BRT 노선과 대형버스로 확대된다. 여주 자율협력주행 실증 구간에서 진행한 군집주행은 2대에서 3대로 늘어난다. 한 대가 늘어날 때마다 변수는 급증하기 때문에 단계적인 증가가 필요하다.
세종과 제주에서 진행하는 C-ITS 실증 사업은 지역이 확대된다. 올해 울산과 광주로 확대될 예정이다. 광주는 사업자 선정에서 두 차례 유찰되는 문제가 생겼으나 연내에는 사업자를 선정하고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반면 도로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올해 운전대 손을 놓고 주행할 수 있는 레벨 3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가 가능해지지만 달릴 수 있는 고속도로 구간은 얼마되지 않는다. 고속도로 구간의 절반이상은 안전하다는 진단이 나왔지만 기상 환경까지 감안한다면 그보다도 못미친다는 분석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 자동차 상용화를 위해서는 자율협력주행 인프라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도로 환경도 좋은 상태여야 한다”면서 “보험을 비롯해 제도 역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