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유통가도 '신종 코로나' 직격탄…소비 위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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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이 확산 중인 가운데 28일 오전 이마트 성수점 계산대 직원이 위생마스크를 착용한 채 근무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자가 빠르게 늘면서 유통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신종 코로나 공포로 관광객이 줄고 국내 소비심리가 위축되면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앞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로 실적 하락 악몽을 경험했던 만큼, 각 업체는 고객 불안감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즉각 대응에 나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지난 24일 이갑 대표를 위원장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상시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매일 전 직원 발열을 체크하고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신라면세점도 한인규 면세부문 사장을 중심으로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예방활동을 강화했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 증가 기대감이 급작스럽게 우려로 전환되면서 면세업계 표정은 다시 어두워졌다. 중국 당국이 해외 단체관광을 전면 중단, 기대했던 춘제 특수도 사실상 물건너갔다. 오히려 중국인 방문이 역효과를 불러올까 노심초사하는 눈치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고객과 직원들이 과도한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유관기관 지침에 의거 위기단계별로 차분하고 엄중히 대응하고 있다”면서 “부서별 매일 2회 체온을 측정하고 단체·외부 행사도 최대한 자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불특정 다수가 출입하는 다중이용시설인 백화점과 대형마트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가뜩이나 설 대목 직후 비수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부진이 심화될까 우려가 높다. 아직 구체적인 매출 영향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소비자 사이에서 번지는 불안 심리를 경계 중이다.

롯데백화점은 외국인 방문객이 많은 본점·잠실점을 중심으로 집중 위생관리에 들어갔다. 방역소독은 물론 혹시 모를 오염에 대비해 시식코너도 중단했다. 열이 있는 직원은 즉시 귀가조치 후 완치까지 공가를 주기로 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도 근무자 마스크 착용과 손세정제를 곳곳에 비치하는 등 빠른 대응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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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10층 안내데스크에서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메르스 당시 악몽이 재연될까 좌불안석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메르스가 발병한 2015년 6월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11.9%, 10.2% 감소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메르스도 이번 신종 코로나와 같은 호흡기 질환으로, 소비자들이 개인 간 접촉이 잦은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꺼린 탓이다.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충격은 더 컸다. 그 해 2분기 110을 상회하던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사스 발병 이후 100으로 추락했다.

지난해 12월 100.4를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던 소비심리가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로 다시 기준선 밑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메르스 감염 우려 분위기가 확산되며 점포를 찾는 고객이 확연히 줄었다”면서 “최대한 빠르게 사전조치를 취하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소비자 불안감이 높아지며 마스크와 손세정제 등 위생용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G마켓에서는 최근 일주일간(1월 21~27일) 마스크 매출이 전주 대비 4380% 급증했다. 손소독제 판매량도 2361%나 뛰었다. 같은 기간 이마트와 롯데마트에서도 마스크 매출이 작년 대비 각각 297%, 127% 늘었다. 온·오프라인 곳곳에서 위생마스크 품귀 현상까지 빚고 있다.

국내 4번째 확진 환자가 나온 직후인 28일 오전에는 티몬에서 검색량 상위 10개 가운데 6개가 위생용품 관련 키워드로 분석됐다. 정부도 27일 감염병 재난 위기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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