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데이터 3법' 조속 추진을 위해 고시 등 행정규칙 개정안을 3월까지 마련한다. 분야별 가이드라인과 개정안을 발간, 가명정보 활용 범위 등을 명확히 한다. 유럽연합(EU) 적정성 결정을 끌어내기 위해 EU집행위를 방문하는 등 후속 조치에 속도를 낸다.
21일 행정안전부, 방송통신위원회, 금융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데이터 3법 관계 부처는 합동 브리핑을 열고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국회 통과 후의 후속 조치 계획을 밝혔다.
데이터 3법은 데이터 경제시대에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데이터를 활용하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가명정보' 개념을 도입했다. 통계 작성, 과학적 연구, 공익적 기록 보존 등 목적으로 처리가 가능하다. EU 개인정보보호규정(GDPR) 적정성 결정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총리 소속으로 격상시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정부는 다음 달까지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하고 3월까지 고시 등 행정 규칙 개정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법 시행 시점에 분야별 가이드라인과 해설서 개정안을 발간해 가명정보 활용 범위, 데이터 결합 방법·절차 등을 명확히 한다.
EU가 GDPR 적정성 결정을 조속 추진하도록 EU와의 협력을 강화한다.
EU GDPR 적정성 결정은 EU가 상대 국가의 개인정보 보호 수준이 EU와 유사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제도다. EU로부터 적정성 결정을 받은 국가 기업은 표준계약 체결 등 개별 행정 부담 없이 EU 주민 개인정보를 상대국으로 이전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감독기구 독립성 요건 미충족 △개인정보 보호법 미개정 등을 이유로 두 차례에 걸쳐 적정성 결정 심사가 중단됐다. 행안부는 이번 법 개정으로 요건이 충족됐다고 판단, EU 적정성 결정을 이끌도록 정부 차원에서 움직인다. 진영 행안부 장관이 이달 말 주한 EU 대사 면담을 시작으로 다음 달 초 EU 집행위와 유럽의회를 방문한다. 적정성 결정 조속 추진을 위한 협력을 도모하고 공동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행안부는 “EU 측이 그동안 개정 개인정보보호법 상세 내용을 검토하면서 '국회에서 통과되면 적정성 결정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지속 표명해 온 터여서 긍정적으로 협력이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법 개정에 따라 개인정보보호위가 새롭게 출범한다. 현재 대통령 소속 행정위원회에서 총리 소속 장관급 중앙행정기관으로 격상된다. 정부는 개인정보보호위 예산·인력 이관, 조직·위원 구성 등이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후속 조치 이행은 관계 부처 합동 '법제도 개선 작업반'을 통해 추진한다. 행안부 전자정부국장을 반장으로 관계 부처 과장급이 참여한다. 산업계, 시민사회단체, 각계 전문가와 하위법령 및 보호정책을 구체화한다.
윤종인 행안부 차관은 “'개인정보의 보호와 데이터 활용의 균형'이라는 대전제 아래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국제 보호규범 정립에도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