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균, 소독 등에 연 7500만톤을 사용하는 세계 10대 화학물질 '염소(Cl2)'를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총장 이용훈)은 주상훈·곽상규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팀이 염소 발생량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전기화학 촉매(Pt₁/CNT)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기존 상용 촉매는 루테늄(Ru)과 이리듐(Ir) 같은 귀금속을 다량 포함한 산화물이라 비싸다. 염소 이온 농도가 낮은 조건이나 중성 pH 환경에서 염소뿐만 아니라 산소까지 발생해 염소 생산효율이 떨어졌다.
주 교수팀은 이러한 원인이 '금속산화물 기반 촉매'의 본질적 특성에 있다는데 착안해 다른 촉매를 개발, 문제를 해결했다. 탄소나노튜브(CNT) 위에 질소(N) 원자 4개로 둘러싸인 백금(Pt) 원자가 고르게 분산된 형태의 단원자 분산 촉매(Pt₁/CNT)다.
기존 촉매보다 귀금속 함량은 150배나 적지만 촉매 표면에 금속이 드러나 있어 염소 발생 효율은 훨씬 높다. 바닷물처럼 염소 이온을 많이 포함하거나 반대로 염소 이온 농도가 낮은 다양한 조건에서 염소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주상훈 교수는 “새로운 단원자 촉매는 지난 50년간 이어온 귀금속 산화물계 촉매 사용 패러다임을 바꿀 새로운 개념의 촉매”라며 “전해질 조성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아 중·소규모 수처리 장치, 선박평형수 처리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