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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가 지난해 매출 41조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1월 웨이퍼 오염 사고와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매출 감소를 겪었지만, 7나노 초미세 공정 등에서 대형 수주에 잇따라 성공하면서 실적을 크게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TSMC는 2019년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난해 1조700억 타이완달러(약 41조4500억원)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3.7% 증가한 수치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은 3727억 대만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2.8% 소폭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34.8%다.

TSMC는 반도체 설계업체들의 칩을 대신 생산해주는 파운드리 업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업체다. 이번 실적으로 파운드리 시장에서 2위(17.8%)인 삼성전자와 격차를 더 벌리면서 과반이 넘는 52.7% 점유율을 차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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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업계 2019년 예상 점유율. <자료: 트렌드포스>>

TSMC가 호실적을 거두게 된 배경은 지난해 퀄컴, AMD, 엔비디아 등 내로라하는 반도체 업체들의 첨단 반도체 공정을 도맡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TSMC는 머리카락 70만분의 1 굵기인 7나노 광원을 활용한 초미세 공정을 적극 내세우며 고객사를 끌어들였다. AMD가 TSMC와 협력해 7나노 플래그십 중앙처리장치(CPU)를 출시했고, 퀄컴은 플래그십 5G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865 양산을 위해 TSMC 7나노 공정을 선택했다. TSMC 전체 공정 중 7나노 출하 비중은 1분기 22%, 2분기 21%, 3분기 27%, 4분기 35%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또 지난해 애플의 아이폰11에 탑재되는 프리미엄 칩 생산도 매출 증대의 중요한 요인이었다. 아이폰11용 프리미엄 칩 생산은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2.6%나 오를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이었다.

TSMC는 지난해 1월 반도체 팹 오염 사고로 최대 9만장 불량 웨이퍼가 발생하고, 미·중 무역분쟁으로 화웨이 등 중국 고객사 위탁 수요가 움츠러드는 악재가 있었다. 그러나 탄탄한 초미세 기술과 다양한 설계 자산(IP)으로 다양한 설계 칩 고객사를 끌어들이면서 공고한 실적을 달성했다는 분석이다.

올해는 삼성전자와의 기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비전과 함께 극자외선(EUV)을 활용한 7나노 공정을 양산에 선제 도입하고 5나노, 3나노 기술을 소개하면서 TSMC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현재까지 TSMC는 기존 불화아르곤(ArF) 광원을 활용해 7나노 공정을 구현하고 있다. 하지만 조만간 EUV 공정을 도입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EUV 노광 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ASML사의 연간 EUV 장비 생산량 30대 가운데 60%가량을 TSMC가 가져갈 정도다.

다만 지정학적 문제는 올해 TSMC 사업에 적잖은 위기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외신 등 업계에 따르면 중국 화웨이는 미·중 무역분쟁의 대안으로 TSMC 대신 자국 파운드리 SMIC에 14나노 칩 공정을 맡기기로 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 정부를 의식해 첨단 전투기 생산에 필요한 칩 생산을 위해 TSMC가 미국에 양산라인을 구축해줄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