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진쎄미켐, ArF PR 노광기 추가 확보…반도체 핵심 소재 국산화 가속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기업 동진쎄미켐이 불화아르곤(ArF) 포토레지스트 개발용 노광기를 추가 확보했다. 일본 기업이 독점하다시피 하는 ArF 포토레지스트 시장 진입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다. ArF 포토레지스트는 현재 반도체 노광 공정에서 가장 주력으로 활용되는 소재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동진쎄미켐은 최근 ArF 포토레지스트를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ASML의 ArF 이머전(액침) 노광 장비를 회사에 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 이 노광기는 동진쎄미켐의 국내 최대 고객사가 사용하던 중고 장비다.

동진쎄미켐은 지난해 천안 발안공장에 ArF 이머전 노광 장비 한 대를 들인 바 있다. 그러나 작년 말 일본 수출 규제 이후 '포토레지스트 국산화'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장비 추가 구매를 추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ASML의 장비 재정비 작업을 거친 후 조만간 회사에 입고할 예정이다.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동진쎄미켐이 소재·부품·장비 정부 예산으로 확보하게 된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장비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이부섭 동진쎄미켐 회장 등 회사 초고위층 관계자가 장비 구매를 위해 움직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ArF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 공정 중 특정 광원으로 회로 모양을 반복적으로 찍어내기 위한 '노광 공정' 전 웨이퍼 위에 반드시 발라야 하는 소재다. ArF 포토레지스트는 현재 반도체 제조사가 주력 칩을 대량으로 생산할 때 활용한다.

ArF 포토레지스트는 두 갈래로 나뉜다. △웨이퍼에 도달하는 빛의 굴절을 위해 공기를 사용하는 드라이 장비 △빛 굴절률이 높은 액체를 사용하는 이머전 장비용 포토레지스트다.

현재 업계에서 사용하는 주력 노광 장비는 ArF 이머전 장비다. 이 장비에 쓰이는 포토레지스트는 JSR코퍼레이션, 신에쓰화학, 도쿄오카공업(TOK) 등 일본 기업이 독점하다시피 한다. 해당 기업이 국내 칩 제조사로 수출하면서 적지 않은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다.

동진쎄미켐은 ArF 드라이 및 이머전 장비용 포토레지스트를 일부 생산한다. 그러나 시장 점유율은 낮은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는 올해 동진쎄미켐이 ArF 이머전 장비를 연이어 구매하면서 주력 시장 진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에서 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소재 기업은 사실상 동진쎄미켐이 유일하다는 평가다.

아울러 차세대 노광 공법인 EUV 공정용 포토레지스트 연구에도 일부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이 제품 역시 일본 기업이 강세로, 일본 정부가 지난해 수출 규제 품목으로 지정해 한국 정부를 압박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동진쎄미켐이 구매한 장비들로 완전한 EUV 포토레지스트 개발은 할 수는 없지만, 아주 기초적인 성능 평가 정도는 진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동진쎄미켐 관계자는 “회사에 ArF 이머전 장비가 2대로 늘어날 것이라는 계획은 있지만 향후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부분”이라며 “장비 구매 관련 구체적인 사항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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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진쎄미켐 로고.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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