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DH 합병 여파에…고용 불안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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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DH) 간 합병 이슈가 고용 문제로 이어진다. 합병 이후 임직원 고용승계 불안감 때문이다. 외국계 기업이 국내 기업 인수 시 고용승계를 보장할지 미지수다. 성격이 유사한 플랫폼에 중복 투자할 이유가 없다는 정황도 있다.

요기요 한 직원은 “내부 분위기가 흉흉해 사내 문화 독려 차원에서 거의 매일 워크숍이 있다”면서 “행사 준비 때문에 팀장들 스트레스가 아주 높다”고 전했다. 각종 직장인 커뮤니티에서도 불안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독일 DH 본사 입장에서 업계 1등인 배민 대신 요기요 사업을 키울 이유가 없다는 관점이다.

우아한형제들은 합병 이후 입점업체 수수료 인상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고용 승계와 관련된 내용은 언급한 바 없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고용승계를 포함한 인수합병 계약서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비공개가 원칙”이라고 말했다.

다국적 기업은 국내 회사에 비해 노동유연성이 높은 편이다. 인원 감축에 대해서도 과감한 사례가 많다. 로켓인터넷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난 2013년 로켓코리아 국내 진출 법인인 그루폰코리아와 티켓몬스터(티몬) 합병이 이뤄지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뤄졌다. 합병 직후 수백명에 달하는 그루폰코리아 직원이 일자리를 잃었다.

로켓인터넷은 독일 기반 인터넷 기업이자 DH 대주주 가운데 하나다. 같은 독일 계통이자 DNA를 공유하는 DH 역시 강한 구조조정을 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그루폰코리아는 인수 당시 사업성과가 상당히 부진한 상태였다. 따라서 이번 합병 여파는 비용 축소 등 간접 타격이 우선 예상된다.

요기요는 지난해 마케팅 비용으로만 1000억원을 지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배민 측 역시 적지 않은 예산을 마케팅에 투입했다. 업계에서는 합병 발표 이후 양 측 마케팅 전면전은 없을 것으로 본다. 한 배달업계 관계자는 “예산 여유가 있다면 2위 업체인 요기요가 아니라 1위 업체인 배민 쪽에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며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 광고, 에이전시, 영업 조직 규모도 함께 줄어드는 상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DH코리아 측은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해 일축했다. 오히려 인력 투자와 채용을 늘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DH코리아 관계자는 “인수합병 발표 직후 가벼운 동요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속적인 소통과 사내 간담회로 장기 전략을 공유하면서 상쇄됐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올해 1월 미래전략을 담당하는 신사업 본부가 신설됐고, 채용 부서에서도 테크 채용 전담 팀이 구성됐다”며 “기존 인원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 사업을 위한 대규모 인력 확충에 적극적인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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