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구 박사의 4차 산업혁명 따라잡기]<25>첨단소재-국가 경쟁력 창출의 원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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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일본이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에칭가스 등 세 가지 품목 수출을 규제하면서 우리나라 산업 전반이 큰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규제 품목 수는 매우 적고, 대상 금액도 적었다. 그러나 우리가 주력으로 하는 수출 제품 생산에 필요한 핵심 소재인 데다 규제 범위가 확대되면 수출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덕분에 소재·부품·장비를 줄인 말인 '소부장'이 익숙한 용어가 됐다.

역사를 석기·토기·청동기·철기 시대로 구분할 정도로 소재는 인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또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원천이었다. 첨단 소재는 생산 장비 성능을 결정하는 요인이었고, 이에 기반을 둔 우월한 성능의 첨단 제품은 경쟁국을 압도하는 수단이었다.

전쟁 중에는 물론 평시에도 소재를 무기화하는 일은 드물지 않게 있어 왔다.

소부장 이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려되는 면을 보여 주는 사례다. 글로벌 가치사슬(GVC)이 정착되면서 각국은 최고 품질의 혁신 제품을 가장 값싸고 신속하게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이런 GVC 체계 중심에는 첨단 소재와 이를 활용해 제조하는 부품 또는 장비가 있다. 4차 산업혁명 배경이 되는 GVC 체계가 흔들리면 국제 교역 질서가 흐트러져 일정 기간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지게 된다.

그런데 첨단 소재는 장기간에 걸쳐 기술을 발전시켜 현재의 최고 수준에 도달한 몇몇 기업이 독점하고 있다. 첨단 소재나 부품은 국가 간 통상 영역에서 압박 수단으로 사용될 소지가 많다.

첨단 소재는 발견부터 사업화까지 장기간이 소요된다. 한 예로 새로운 디스플레이 형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핵심 소재인 QLED와 OLED는 각각 1981년 러시아, 1960~1970년대 캐나다에서 각각 발명됐다.

그동안 수많은 연구기관과 기업이 기술을 발전시켜 온 결과 최근 프리미엄 TV로 연결됐다. 이처럼 신소재 개발은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낮은 데다 사업화까지 약 30년 이상이 걸리며, 큰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

그럼에도 여러 나라가 첨단 소재를 개발하는 것은 첨단 소재가 국가 간 경쟁에서 우월한 위치를 차지하는 원천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 신소재 개발 속도가 제품 혁신이 요구하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첨단 소재 개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소재 회사들은 속도와 효율성 확보를 위해 새로운 접근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강력해진 연산 능력과 소재의 디지털 정보를 이용해 구조 및 기능이 새로운 소재를 설계함으로써 신소재 개발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소요 기간을 단축한다.

소재 기술 자체도 지금과 다른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투명한 자석, 강하지만 잘 휘어지는 소재처럼 모순된 특성을 띤 소재가 등장하고 있다.

성능 중심 소재 개발이 친환경 소재 개발로 옮겨 가고 있다. 한 예로 애플은 많은 양의 탄소를 배출하는 알루미늄 제조공정 대신 산소를 배출하는 제조공정을 개발, 곧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소재 기술은 4차 산업혁명 키워드인 초고속, 초지능, 초감각, 초연결을 현실화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선진국들이 4차 산업혁명 계획에서 소재 개발을 전략 차원에서 다루고 있는 이유다. 최근 소재 이슈에서 경험하고 있듯이 우리 역시 첨단 소재 개발 경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소재 개발 역량을 체계화하고 새로운 소재 개발 방법론을 정착시켜야 한다.

다음 주에는 첨단 제조업과 직결되는 생산공정 기술에 대하여 알아본다.

박종구 나노융합2020사업단장, '4차 산업혁명 보고서' 저자 jkpark@nanotech2020.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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