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 총수 일가 갈등과 관련해 공동명의 사과문을 내고 사태 수습에 나섰다.
30일 이 고문과 조 회장은 사과문을 통해 “지난 크리스마스에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집에서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조원태 회장은 어머니인 이명희 고문께 곧바로 깊이 사죄를 했고, 이 고문은 이를 진심으로 수용했다”면서 “저희 모자는 앞으로도 가족 간 화합을 통해 고 조양호 회장 유훈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공동 사과문 발표는 내년 3월 주주총회를 앞둔 상황에서 가족 간 갈등이 불거지는 것에 대한 부담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 회장이 25일 서울 평창동 자택을 찾았다가 이 고문과 언쟁을 벌인 사실이 알려졌다. 조 회장은 벽난로 불쏘시개를 휘둘러 화병과 유리창을 깨뜨렸고, 이 과정에서 파편이 튀기며 이 고문은 팔에 상처를 입었다. 이 고문이 피해 현장 사진을 대한항공 임원에게 보내 보호를 요청하면서 사건이 알려졌다.
앞서 지난 23일 조 회장의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법무법인 원을 통해 “조원태 대표이사가 공동 경영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 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조원태 회장 입장에서 우호지분 확보를 위해 가족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내년 3월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이 달렸기 때문이다.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의 한진그룹 지주회사 한진칼 지분은 각각 6.52%와 6.49%로 두 사람의 지분율 차이는 0.03%포인트에 불과하다. 막내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지분은 6.47%, 어머니 이 고문의 지분은 5.31%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