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조 전 장관은 구속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청와대 감찰을 무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5분쯤 서울동부지방법원에 도착해 “혹독한 시간이었다”며 “검찰의 영장 신청 내용에 동의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굳은 표정으로 “첫 강제수사 후 122일째다. 그동안 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검찰의 끝이 없는 수사를 견디고 견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법정에서 판사님께 소상히 말씀드리겠다”며 “철저히 법리에 기초한 판단이 있을 것이라고 희망하며, 또 그렇게 믿는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서울동부지법 105호 법정에서 권덕진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됐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동부지법은 법정동 출입구 인근에 50m가량의 안전 펜스를 설치했다. 경찰도 18개 중대의 경찰력을 법원 주변과 법정동 입구 양옆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를 대비했다.
조 전 장관이 출석할 때 그의 지지자들은 “조국수호” 등을 외쳤다.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의 모임인 '함께 조국수호 검찰개혁'은 이날 오후 2시에도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구속영장 기각을 촉구할 계획이다.
그러나 구속영장 발부를 주장하는 맞불집회도 예고돼 있다. 시민단체 '정의로운 사람들'은 이날 오후 3시 서울동부지검 앞에서 조 전 장관의 구속을 촉구하는 내용의 집회를 열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장관은 2017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있으면서 유재수 전 부시장의 비위 내용을 알고도 감찰 중단을 결정하고, 유 전 부시장이 금융위원회에 사표를 내게 하는 선에서 사안을 마무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