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시진핑 “북미 대화 동력 이어나가는데 힘 모아야"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현지시간) 북미가 대화 동력을 이어나가게 하는 데 양국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다. 북한이 내건 연내 협상 기한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상황에서 두 정상 간 약속이 요동치는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두 정상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한 양국 갈등 문제에 대해선 직접적인 언급 보다는 앞으로 다양한 분야 교류 협력으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자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과 30분으로 예정된 시간을 25분가량 넘긴 55분 동안 한중 정상회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24일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 회담은 지난 6월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에 이은 6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북미 간 대화 모멘텀을 살려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최근 한반도의 긴장 상황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중·한은 북미가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나가게 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한반도 문제에 있어 양국의 입장은 문 대통령 집권 이후 더욱 강화되었고 통하는 부분이 더 많아졌다”며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공동 입장은 양국 간 협력의 튼튼한 기초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두 정상은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에 제출한 대북 제재 완화 결의안에 대해서도 '현실성 있는 방안'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16일 유엔 안보리에 남북 철도도로 연결과 북한의 수산물, 섬유 수출 등을 제재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완화 결의안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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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연합>.

회담에서 사드와 '한한령'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이 사드와 관련해 “타당하게 해결되길 바란다”고 짧게 언급했고,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중국의 꿈이 한국에 기회로 되듯이 한국의 꿈 역시 중국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양국 관계 개선에 기대감을 표했다.

이 외에도 문 대통령은 “(양국 정상이)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과 한국의 신남방·신북방정책 간 연계 협력을 모색키로 합의한 이후 최근 구체적 협력 방안을 담은 공동보고서가 채택됐다”면서 “이를 토대로 제3국에 공동 진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다양한 협력 사업이 조속히 실행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청두로 이동해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회담을 갖는다. 양국 간 경제·통상·환경·문화 등 실질 분야 등 구체적인 협력을 제고하는 방안을 협의한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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