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올해 잉크젯 프린팅 방식 4K 해상도 55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패널을 시연한데 이어 최근 8K 해상도 OLED 패널을 시연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차세대 기술인 퀀텀닷(QD) 디스플레이에 잉크젯 프린팅 공정을 도입키로 한 후 이 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8K 해상도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BOE도 기술력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BOE는 최근 베이징 APEC센터에서 'BOE 이노베이션 파트너 컨퍼런스(IPC)'를 개최하고 잉크젯 프린팅 방식으로 제작한 55인치 크기 8K OLED TV 패널을 시연했다. BOE는 매년 연말 IPC를 개최하고 자사의 다양한 최신 기술과 솔루션을 소개한다.
BOE는 지난 5월 미국에서 열린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디스플레이위크 기간 동안 잉크젯 프린팅을 적용한 55인치 4K 해상도 OLED TV 패널을 선보인바 있다. 이번에는 동일한 면적에서 8K 해상도를 구현했다.
BOE는 55인치 8K OLED 패널이 160ppi(인치당 픽셀수), 최고 밝기 400니트, 일반 밝기 160니트라고 밝혔다. 명암비는 10만대 1, DCI-P3 색영역의 95%를 달성했다.
이번 8K OLED 패널 시제품은 허페이에 위치한 연구개발 파일럿 라인에서 제작했다.
BOE는 OLED TV 패널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기술을 투-트랙으로 준비하고 있다. 잉크젯 프린팅은 물론 LG디스플레이가 채택한 화이트OLED(WOLED) 기반 증착 방식도 함께 연구개발하고 있다. BOE 내부에서 두 기술 개발팀이 경쟁하고 있으며, 둘 중 어느 기술을 먼저 상용화할 것인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BOE가 SID 2019에서 선보인 4K 55인치 OLED 패널 시제품은 잉크젯 프린팅으로도 비교적 선명한 화질과 깊은 블랙 색상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상당한 불량화소를 그대로 노출해 아직 기술 완성도가 높지 않아 양산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동일한 55인치에서 8K 해상도를 구현하려면 55인치 4K보다 픽셀 수가 9배 많아진다. 동일한 면적에 더 많은 픽셀수를 구현해야 하므로 픽셀 크기는 작아지고 픽셀 사이 간격도 좁아진다. 이를 실현하려면 잉크 방울을 더 세밀하고 정확하게 떨어뜨려야만 제대로 화소를 표현할 수 있다. 실제 완성도는 아직 확인하기 힘들지만 BOE로서는 기존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고 공표한 셈이다.
화소 형성용 잉크젯 프린팅 공정은 아직 양산 단계까지 적용되지는 않았지만 한국이 가장 앞서있다고 평가받는다. LG디스플레이는 대면적 TV가 아닌 모니터 등 IT제품에 잉크젯 프린팅을 적용하는 방안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같은 해상도를 더 작은 기판에 구현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차세대 대면적 기술로 양산 준비를 시작한 퀀텀닷(QD)디스플레이에 잉크젯 프린팅 공정을 적용할 예정이다.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기반 QLED TV에는 QD필름을 적용했지만, QD디스플레이는 잉크젯으로 QD를 인쇄하는 방식을 적용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8K 경쟁이 달아오른 만큼 BOE가 차세대 공정 기술력, 8K OLED 기술력을 내세우기 위해 이번 시제품을 공개했다고 풀이했다. 당장 양산 수준의 완성도는 아니지만 기존 양산 목표를 계획대로 이행하거나 좀 더 앞당길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BOE는 오는 2024년부터 잉크젯 프린팅 방식 OLED 패널을 양산할 방침이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