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태양광 연계 에너지저장장치(ESS)에 과도한 보조금을 지급, 불필요한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태양광 연계 ESS는 피크감축 효과가 없는데도 막대한 국민 혈세가 투입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한국전력 산하 한전경영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용도별 ESS 경제성 검토' 보고서에서 “태양광 연계 ESS는 피크감축 효과가 없는데도 풍력보다 높은 REC 가중치를 지급받아 불필요한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는 1605㎿ 규모 ESS가 보급됐으며 이는 세계 ESS 설비용량(6239㎿) 25.7% 수준이다. 재생에너지 연계용 ESS는 태양광이 85%(487㎿), 풍력이 15%(84㎿)다. 정부는 태양광 연계 ESS에 REC 가중치 5.0, 풍력 연계 ESS에 REC 가중치 4.5를 부여하고 있다. 내년 7월 이후 태양광·풍력 연계 ESS의 REC 가중치는 4.0으로 하향 조정된다.
연구원은 ESS가 없을 경우, 신규로 투자해야하는 발전설비 및 송·배전설비 투자 금액보다 정부가 사업자에게 지원하는 REC 가중치 보조금이 훨씬 높아 경제성이 없다고 결론냈다. 국내 설치된 571㎿ 태양광·풍력 연계 ESS 경제성을 따져본 결과, 향후 15년간 REC 보조금으로 쓰이는 금액은 1조7315억원 수준이다. 발전설비 및 송·배전설비를 구축해 동일한 전력량을 커버할 경우 같은 기간 850억이 소요되는 것보다 무려 20배 비싸다는 설명이다.
연구원은 “태양광은 낮 시간대에 발전량이 집중되는 대표적 피크부하 추종형 전원”이라며 “태양광+ESS는 피크시간대(10∼16시)에 충전하고 비피크시간대에 방전, 피크감축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생에너지 연계 ESS는 REC 가중치 없이 수익이 발생하지 않아 사업자가 전적으로 보조금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시장 구조라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에너지전환 이행에 따른 재생에너지 확대화 간헐성 대응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ESS 중요성과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면서도 “오롯이 보조금으로 경제성이 결정되는 사업은 정책이행 효율성 차원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