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 달린 신용카드' 현대차, 해외로 간다...글로벌 카페이먼트 시장 진출

해외판매 차량에 시스템 내재화 글로벌 카 페이먼트 시장 공략

Photo Image
ⓒ게티이미지

현대차가 해외 판매 차량에도 카(CAR) 페이먼트 시스템을 탑재한다.

해외에서 판매되는 차량도 차 자체가 결제 도구가 되는 셈이다. 가장 먼저 글로벌 카 페이먼트 시장에 진출하는 자동차 제조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국내 출시 예정인 제니시스 GV80에 탑재한 데 이어 해외 판매 차량에도 적용, 해외에서도 현대차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국내용 제네시스 GV80 차량에 이어 수출 차량에도 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내재화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차 협력사 관계자는 “수출 차량에도 카 페이먼트 시스템을 적용하는 방안을 최근 확정했다”면서 “자동차 결제를 정산, 매입하는 대형 기업(빈 스폰서)과 곧 접촉할 예정”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현대차 카 페이먼트 글로벌 공략은 의미가 크다.

우선 자동차 결제 기반 시장이 초기여서 특별한 경쟁자가 없다. 초반에 소비자 결제 습관과 표준화를 주도하게 된다면 수백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자동차 페이먼트 시장 선점이 가능하다.

글로벌한 현대차 진출 지역을 고려할 때 현지 인프라 확보와 플랫폼 진출이 조기 안착될 경우 국가 간 경계를 뛰어넘는 '크로스보더' 사업으로 확대할 수 있다.

Photo Image
ⓒ게티이미지

정보통신기술(ICT)과 자동차의 최종 결합으로 불리는 커넥티드 카 서비스는 실제 서비스 시작 사례가 거의 없다. 한국이 한발 앞서 자동차 결제라는 거대 시장에 발을 내디디는 것이다.

자동차의 경우 결제가 이뤄지면 정산을 해 주는 매입사와 현지 중대형 가맹점 간 직접 계약이 필요하다. 인프라를 통째로 이식해야 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예를 들어 자동차에서 결제가 이뤄지면 결제값을 매입, 정산해 주는 사업자가 필요하다. 그것도 다수 가맹점을 보유하거나 비자, 마스터 등과 협력 체제를 구축한 매입사여야 한다. 현대차는 현지 대형 매입사 확보를 위해 물밑 접촉에 들어갈 예정이다.

비자카드 등과 네트워크를 보유한 현지 매입사 타기팅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자 등 현지 프로세싱 카드사와도 매입사가 선정되면 협의를 순차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우선 유럽과 미국 지역 대상으로 내년 상반기 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물론 재규어, BMW도 미국 등에서 카 페이먼트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자동차 제조사 간 초기 시장 선점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Photo Image

현대차가 준비하고 있는 카 페이먼트는 다른 제조사 대비 기술적 우위를 점할 공산이 크다.

익명을 요구한 한 협력사 관계자는 “현대차가 준비하고 있는 글로벌 카 페이먼트 시스템은 다른 카 페이먼트 시스템과 달리 스마트폰이 없어도 결제가 가능한 플랫폼”이라면서 “초기 인증 확인을 제외하고 이제 스마트폰 등이 없어도 자동차 스스로 결제하는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지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현재 다른 자동차 제조사 결제 플래폼은 암호화 토큰을 비자카드 등으로부터 받아 자동차에 저장한다. 이 토큰을 통해 고객 스마트폰으로 연결,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등을 통해 사용하게 된다. 사실상 반쪽짜리 인포페인먼트 시스템이다.

반면 현대차는 초기 인증을 제외하고 토큰을 별도 서버에 저장하는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동차에 특정 카드ID를 통해 결제가 발생한다.

현대차의 해외 카 페이먼트 시장 진출은 후방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카메라, 적외선, 음성인식, 초음파, MEMS센서, 5세대(5G) 이동통신, 사이버보안, 메카트로닉스, 빅데이터 처리, 인공지능(AI) 센싱 등 수백가지 자동차 관련 후방 사업이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이다.

해결 과제도 남아 있다. 현지 시스템 통합 작업이 관건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네시스 GV80을 시작으로 카 페이먼트 시스템을 다양한 차종에 적용할 계획이다”면서 “해외 차량 적용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