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제조용 에어베어링 스핀들, 투명폴리이미드 필름용 모노머, OLED 증착용 파인메탈 마스크(FMM) 등 일본이 독점하던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 분야 기술독립을 이끌 강소기업 55개사가 최종 선정됐다.
일본 수출규제를 극복해 소부장 분야 기술 자립도를 높이고 미래 신산업 창출에 기여할 강소기업 55개사에 최대 183억원 지원과 함께 대규모 벤처투자도 병행하기로 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소부장 강소기업100 프로젝트' 기업 55개사를 9일 최종 선정했다. 강소기업100 프로젝트에 지원한 총 1064개 기업 가운데 선정심의위원과 국민심사배심원단 평가를 거쳐 최종 결과를 도출했다.
55개 강소기업 가운데 업종별로는 부품 분야 22개(40%), 소재 17개(31%), 장비 16개(29%) 순으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 기술 분야별로 전기·전자에서 16개(29.1%), 반도체 10개(18.2%), 기계금속·디스플레이 각 8개(각 14.5%), 자동차 7개(12.7%), 기초화학 6개(10.9%) 기업이 선정됐다.
전량 또는 상당부분을 일본 수입에 의존하고 있던 소재·부품·장비를 국산화시켜 대체 효과를 거둔 '극일(克日)' 기업도 강소기업100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기업이 세계 시장 70%를 점유하고 있는 에어베어링 스핀들의 국산화에 성공한 알피에스 △일본에서 전량 수입하던 투명폴리이미드 필름용 모노머를 개발한 아이티켐 △일본 DNP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FMM을 대체 개발한 풍원정밀 △국내 임플란트 시장 80%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 자동선반 업체에 대응하는 복합선반을 만드는 대성하이텍 △일본 업체가 세계 시장 90%를 차지하고 있는 대전방지 코팅제에 대한 2500억원 규모 수입대체효과를 거둔 에버켐텍 등 다양한 소부장 기업이 앞으로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선정기업의 약 70%인 38개사는 아직 일반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비상장기업이었지만 기술력은 이미 대기업 등 협력사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선정기업의 80%인 44개사는 대·중견기업, 공공기관 등 수요기업으로부터 추천받은 기업이었고, 매출 300억원 이하 중소기업도 47.3%인 26개에 달했다.
일반 중소기업과 비교해서도 우수한 기술혁신 역량을 갖췄다. 선정기업의 평균 기술개발 인적자원은 14.7명으로 여타 중소제조업(3.3명) 대비 월등히 높았다. 평균 특허권은 42개로 7.9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투자는 6.1%로 3.8배 수준으로 우수한 역량을 보유했다.
인적관리 측면에서도 일반 중소기업에 비해 우수했다. 강소기업 직원 평균 연봉은 4350만원으로 중소기업 평균 연봉 3595만원에 비해 21% 높았고, 평균 근속년수는 5.9년으로 중소기업 평균(3.0년)에 비해 2배 가까이 길었다.
중기부는 이들 강소기업에 R&D, 사업화 자금, 연구인력, 수출, 마케팅 등 분야에서 최대 5년간 182억원을 지원한다. 내년부터 3년간 매년 1000억원 규모로 조성되는 소부장 전용펀드를 통한 벤처투자도 우선 강소기업100에 투입한다.
대중소 상생협의회에서는 수요대기업과 분업적 상생을 통해 수요-공급 기업간 공동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최종 후보에 올랐으나 선정되지 않은 기업에 대해서도 우대 지원을 해주기로 했다. 대국민 평가를 거친 기업인만큼 정부 지원 사업에 3년간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강소기업100의 45개 빈자리는 내년 추가 공모에서 채울 계획이다. 최종 심사에서 고배를 마신 기업도 다시 지원할 수 있다.
김영태 중기부 기술혁신정책관은 “소부장 국산화에 대한 국민 열망을 담아 선정된 기업이 좋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면서 “성장 과정도 국민이 참여해 응원할 수 있도록 국민참여 방식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표> 강소기업 선정 55개 기업 (기술분야별 가나다 순)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