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에서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A는 최근 B에게 도매물품을 싸게 인수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B는 최근 구매 취소된 물품을 도매가보다 저렴하게 공급하겠다고 했다. A는 B의 사업자등록증을 확인하고 돈을 입금했다. 하지만 이후 B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오픈마켓 입점 판매자인 C씨는 최근 사기 피해를 당했다. 동종업계 관계자로 자신을 소개한 D는 매장 인테리어 공사 때문에 당장 재고를 처분해야 한다며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구매를 제안했다. 물품사진과 계약서를 확인한 C는 대금을 이체했다. 위조된 이미지였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D가 잠적한 이후다.
오픈마켓 입점 판매자를 노린 피싱 범죄가 활개 치고 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양천경찰서는 지난달 주요 오픈마켓에 판매자 대상 물품 사기 피싱 전화에 대한 주의를 요청했다. 최근 오픈마켓 판매자의 사기 사건 피해 신고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양천경찰서가 각 오픈마켓에 공유한 사기 수법에 따르면 피싱 일당은 경영 자금이 넉넉지 않은 영세상공인에게 접근해 시세보다 저렴한 판매액을 제시한 후 물품대금을 챙겨 도주한다.
이들은 재고 처리, 급매 등 피해자가 속을 만한 타당한 사유를 들어 시세 보다 10% 이상 낮은 가격으로 구매를 제안했다. 피해자 의심을 피하기 위해 사업자등록증, 계약서, 물품사진 등을 위조해 제시하면서 각 단계가 사실인 것처럼 보여지게 했다.
오픈마켓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구매자가 실물 확인을 요청하면 산업단지 특별감사기간으로 출입이 금지됐다는 등 각종 이유를 들어 회피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영세상공인은 오픈마켓을 비롯한 온라인 채널을 핵심 판매 채널로 삼는 추세다. 오프라인 매장보다 투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데다 국내외로 간편하게 판로를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 판매 상품 재고를 찾는 판매자도 늘면서 피싱 일당의 타깃이 되고 있다.
오픈마켓 업계는 이 같은 사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대면으로 거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득이한 비대면 거래 시에는 물품 수령 이전에는 상품대금을 보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사업자등록증에 대표자 계좌번호가 적혀 있는 이미지는 위조라고 지적했다. 사업자등록번호가 정상이라도 거래하지 말아야 한다. 거래 전 포털 등에서 해당 사업자명을 검색해 사애가 발송한 등록증 정보가 실제와 일치하는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메신저나 이메일로 전송되는 상품 사진 이외에 실물이 존재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면서 “최근 피싱 사기 수법이 지능화되고 있어 판매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