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사회 변화를 이끌 주체로 기업을 지목하고 사회 가치 추구 동참을 촉구했다.
3일 최 회장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2019 기업시민 포스코 성과 공유의 장'에 특별 강연자로 참석해 “기업시민인 기업은 사회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사회 일원으로서 공존과 공생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행사 장소도 이런 최 회장의 가치관을 고스란히 담았다. 최 회장은 사전 참석을 신청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대화하듯 격의 없이 강연에 나섰다.
그는 일반 시민이 세금을 납부, 사회 안전망 구축 등에 기여하는 것처럼 기업도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짚었다.
최 회장은 “대기오염, 경제양극화 등 각종 사회 문제 발생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면서 “과연 누가 해결할 수 있느냐 생각해보면 기업 역할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속 가능 사회로 갈수록 기업도 이를 추구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단순히 값싼 제품만 생산해서는 소비자로부터 외면 받고,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제는 채권을 발행할 때도 (조달 목적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붙이지 않으면 흥행할 수 없다”며 “옛날 방식으로는 돈을 벌 수 없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더블보텀라인(DBL) 추진 배경을 연관 지어 설명했다. SK그룹의 핵심 경영 철학인 DBL은 각사 실적을 화폐 단위로 측정하고 고용, 납세, 탄소배출, 보조금, 기부금 등 직간접 경제 활동과 사회 기여 활동을 계산해 평가지표로 활용한다. 경제·사회 가치를 동시에 추구, 사회 변화를 이끌자는 취지다. SK는 이를 정관에 명시할 정도로 이 부문을 선도해 왔다.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를 만들기 위해선 결국 이를 측정, 평가한 후 자원을 투입해야한다”면서 “SK는 이 기준점을 만들어 수치화하고, 올해와 내년 어떻게 변화할 지 목표를 세운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활용하면 사업 혁신과 사회 문제 해결이 동시에 가능하다”면서 “더 큰 사회 가치를 위해서는 기업이 보유한 기술과 인프라를 사회와 공유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행사를 주최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을 만나 사회 가치 추구 노력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보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해 하반기 최 회장 취임 이후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With Posco)'을 새 경영 철학으로 내세운 바 있다. 고객·공급사·협력사 등과 신뢰와 창의 기업문화를 만들고, 더 나은 사회로 변화시키자는 게 골자다.
최정우 회장은 “포스코 경영 철학인 기업시민과 SK의 사회 가치가 뜻하는 바가 같아 오늘 자리가 성사됐다”면서 “양사의 노력이 합해지고 협력한다면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 혁신운동으로 확산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최정우 회장은 “포스코는 기업시민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고 궁극적으로는 기업 가치와 경쟁력을 높여 국제 모범시민으로 거듭날 것”이라면서 “내년부터 이 헌장을 본격 실천,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사 회장은 주요 내외빈과 함께 포스코센터 경관조명 점등식에 참석, '위드 포스코'의 의미와 실천 의지를 재차 다졌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SK경영진과 포스코그룹 임직원, 시민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