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최고경영자(CEO)와 사업본부장 등 경영진을 대거 교체하는 변화를 택했다. 권봉석 사장을 CEO로 선임하고, 사업본부장도 새 인물을 발탁하면서 변화한 사업환경에 대한 대응을 강화했다. 조직개편을 통해 전사 차원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에도 박차를 가한다.
LG전자는 28일 이사회를 열고 2020년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이번 인사에서 LG전자는 권봉석 MC/HE사업본부장 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 LG전자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져가는 상황에서 과거 성공 체험을 기반으로 한 경영방식보다 전략적인 관점에서 보다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했다. 또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수익구조가 양호할 때 리더를 교체하는 것이 변화와 쇄신에 긍정적이라는 점도 고려했다.
LG전자는 4차 산업혁명의 큰 축인 '디지털 전환'이 회사 성장과 변화를 이끌 원동력이라 판단했다. 이에 따라 디지털 전환 핵심요소인 빅데이터,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역량을 갖춘 젊은 사업가를 신임 CEO로 선임했다.
권 사장은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LG전자에 입사해 전략, 상품기획, 연구개발, 영업, 생산 등 사업 전반을 두루 경험했다. 모니터사업부장, MC상품기획그룹장, ㈜LG 시너지팀장, MC/HE사업본부장 등을 거치며 기술과 마케팅 역량을 겸비하고, 현장 경험이 풍부한 융합형 전략가로 평가받는다.
임원인사에서는 부사장 6명, 전무 13명, 상무 30명 등 총 49명이 승진했다. 지난해 승진규모는 56명 보다 소폭 감소했다.
철저한 성과주의를 기반으로 단기적인 사업성과뿐 아니라 본원적인 사업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인재를 선발했다. 또 성장 잠재력과 탁월한 역량을 갖춘 젊은 인재를 과감히 발탁했다.
김경호 BS유럽사업담당, 송승걸 아시아지역대표, 윤경석 키친어플라이언스사업부장, 이연모 MC사업본부장, 이재성 중아지역대표, 정대화 생산기술원 전지장비기술센터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조직개편은 디지털 전환에 방점을 찍었다. 디지털 전환을 실행하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결집하고, 급변하는 사업환경 변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사업본부 중심의 빠르고 책임있는 의사결정 체제로 전환했다.
조직개편에서는 최고전략책임자(CSO)부문을 신설했다. CSO부문은 신사업 추진과 전략 기능을 통합해 전사 미래준비와 디지털전환을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CSO부문은 북미지역대표를 역임한 조주완 부사장이 맡는다.
CTO부문은 미래핵심기술과 공통기반기술에 집중하기 위해 '미래기술센터'를 신설하고 산하에 인공지능연구소, 로봇선행연구소, SW사업화PMO를 둔다. 미래기술센터장은 CTO 박일평 사장이 겸임한다. CTO부문은 디지털전환 가속화를 위해 클라우드센터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기술(DXT)센터'로 재편한다. 또 생활가전 사업과 밀접한 기반기술연구소, 차세대공조연구소, 전력전자연구소 등을 H&A사업본부로 이관한다.
소재/생산기술원은 공법·장비, 요소기술, 제조혁신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 생산기술원으로 명칭을 변경한다. 소재기술원은 CTO부문으로 이관한다.
H&A본부는 미래준비 역량을 강화하고 융복합 기술개발을 강화하기 위해 H&A연구센터를 신설하고 산하에 어플라이언스연구소, 에어솔루션연구소, 제어연구소를 운영한다.
융복합사업개발부문과 뉴비즈니스센터는 폐지한다. 산하 신사업개발과 R&D 기능은 CSO부문, CTO부문 등으로 이관한다.
사업본부 체제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5개를 유지한다. 대신 사업본부와 밀접한 선행 R&D, 생산, 구매, 디자인, 경영지원 등의 기능을 사업본부로 이관해 사업본부 단위 독자적 의사결정 권한을 강화한다.
HE사업본부는 TV사업운영센터장을 역임하며 본부 사업구조 개선과 수익성 개선에 기여한 박형세 부사장이 맡는다. LG전자는 TV사업운영센터를 폐지하고 TV해외영업그룹을 신설해 정체된 TV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또 미래사업과 관련한 컨텐츠/서비스, 홈뷰티는 조직을 확대한다.
MC사업본부장은 MC단말사업부장 이연모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맡는다. 이연모 전무는 MC북미영업담당, MC해외영업그룹장을 역임하며 단말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턴어라운드 기반을 구축할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한국영업본부는 한국모바일그룹장을 역임한 이상규 부사장이 맡는다. 이상규 부사장은 한국영업본부에서 B2B, B2C 분야 가전영업, 모바일 영업 등 다양한 직무경험을 통해 노하우가 풍부하다. 유통시장 변화를 주도할 인사이트도 갖췄다. 한국영업본부가 맡아온 중국 내 판매, 영업, 마케팅은 중국법인으로 이관한다.
B2B 영역에서 사업기회를 발굴하기 위한 사업조직도 확대한다. HE사업본부 산하 IT사업부, 소재/생산기술원 산하 CEM사업부, 솔라연구소 등을 BS사업본부로 이관한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배두용 세무통상그룹장 부사장이 맡고, 신임 최고인사책임자(CHO)는 VS사업본부 HR담당 김원범 상무가 전무로 승진해 맡는다. LG사이언스파크 대표는 이삼수 LG사이언스파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담당 전무가 선임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