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처, 스타트업, 창업가, 기업가…. 용어가 계속 바뀌어도 그 중심을 꿰뚫는 정신은 같습니다. 안트러프러너십(기업가정신), 결국 모두가 여기에 관해 얘기하고 있습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2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컴업2019' 행사 기조연설자로 나서 이같이 말하며 '온고지신' 정신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선배들이 만들어 놓은 위대한 유산을 이어받아야 한다. 과거에서 받을 것은 받고, 새로 세울 것은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안트러프러너십이 최근 등장한 정신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우리는 이미 이것을 얘기한 위대한 분들을 알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훌륭한 안트러프러너십이 많다”며 정주영 현대그룹 전 명예회장, 허영인 SPC그룹 회장 등이 남긴 어록을 언급했다.
정 전 명예회장의 “이봐, 해보기나 했어?”, 허 회장의 “우리는 수만개 빵을 만들지만 고객은 단 한 개의 빵으로 우리를 평가한다” 등을 소개했다. 김 대표는 “지금으로 표현하면 '우리는 1000만MAU(월간 활성 이용자수)를 갖고 있지만 고객은 단 한 번의 결제 경험으로 우리를 평가한다'고 적용할 수 있다”면서 “(두 분의 말씀은) 바로 지금의 기업가정신과 맞닿아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날 김 대표는 수차례 전통 기업과 신생 기업의 조화를 강조했다. 한국, 중국, 미국, 일본 등 4개국 상위 50대 기업 명단을 비교하며 “한국은 45~60년 된 기업이 많고 신생 기업 수가 적다”면서 “100년 이상 된 기업과 30년 된 기업이 조화롭게 경제를 성장시키는 미국이 가장 이상적인 구조”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물론 상장사와 스타트업 특성상 1대1 비교는 어렵지만 이는 상당히 의미 있는 지표”라면서 “마켓 밸류 기준으로 나열하면 100대 기업에 쿠팡, 크래프톤, 우아한형제들, 토스, 무신사가 들어간다. 이런 상황을 이해해야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국 유니콘기업 숫자가 확대되는 만큼 한국 자본이 만들어 낸 글로벌 유니콘기업 숫자도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김 대표는 “유니콘기업 숫자가 국가 경쟁력 바로미터라는 말에 100% 동의한다. 그러나 10년 후에는 그다음도 봐야 한다”면서 “국내 유니콘기업 10개에 투자한 회사는 18개인데 그 가운데 한국 투자사는 5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외국 유니콘 투자사 가운데 한국 기업은 아예 없다”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는 기술, 문화, 자본으로 세계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면서 “기술과 문화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이 자본으로도 아시아 지역에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