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인천·통영·삼척에 이어 국내 다섯번째 천연가스 생산기지가 제주에 구축됐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1986년 천연가스를 처음 도입한 후 33년만에 '전국 천연가스 시대'를 본격 개막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가스공사는 '제주도 천연가스 생산기지 건설사업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28일 밝혔다.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은 “제주도는 우리나라에서 천연가스 공급이 안되는 유일한 광역단체였는데 생산기지 준공을 계기로 천연가스 전국시대가 열렸다”며 “생산기지 준공은 가스산업 역사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고 제주도민이 천연가스를 저렴하게 쓸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애월항은 지난 2007년 천연가스 저장탱크 입지로 선정됐으며, 가스공사가 사업비 5428억원을 투입해 8년 만에 생산기지를 완공했다. 이 곳은 4만5000㎘급 천연가스 저장탱크 2기와 80.1㎞ 주배관망 등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나라는 1986년 인도네시아산 천연가스를 도입한 후 발전용부터 공급을 개시했고, 이듬해 수도권 도시가스 공급도 시작했다. 제주 생산기지 준공 이전까지는 △평택기지(336만㎘·23기) △인천기지(288만㎘·20기) △통영기지(262만㎘·17기) △삼척기지(261만㎘·12기) 등 천연가스 생산기지가 운영되고 있었다. 제주는 전국 17개 시·도지역 중 유일하게 천연가스 공급을 받지 못한 지역이었는데 이번 생산기지 구축으로 원활한 천연가스 보급 여건을 갖추게 됐다.
정부는 제주도 천연가스 생산기지 준공으로 △지역의 안정적 전력공급 △도민 에너지 복지향상 △지역경제 활성화 등 세 가지 긍정효과를 기대했다.
지난달 가동을 개시한 한림복합발전(105㎿)을 비롯해 제주복합화력(240㎿)·남제주복합화력(240㎿) 등 총 3기 천연가스 발전소는 늦어도 2021년까지 모두 가동될 예정으로, 제주지역 전력공급 능력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도내 전력 자립도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이 매년 조달하는 발전용 천연가스는 약 34만8000톤이며, 이는 제주지역 총 발전량 34% 수준에 해당한다.
내년 3월부터는 제주지역 2만9950세대가 연 16만1000톤 물량 도시가스를 공급받게 되는데, 등유·액화석유가스(LPG)보다 저렴한 가정용 천연가스 공급으로 에너지 소비비용이 절감될 거란 기대가 크다. 등유와 LPG는 가정용 천연가스보다 각각 1.3배, 1.2~2배 비싸다.
이와 함께 정부는 천연가스 생산기지와 발전소 운영을 통해 제주지역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천연가스 냉열사업·벙커링 등 연계사업 창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천연가스 도입이 제주도민 삶과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게 될 것”이라며 “제주가 미래에너지산업 상징이 되고 지속가능한 성장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제주도 천연가스 생산기지 건설사업 성공 추진에 기여한 안형철 전 가스공사 제주기지건설단장 등 31명에게 훈·포장 등 포상을 수여했다.
제주=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