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 업계가 주차 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초기의 주차지원 기술은 주차 시 주변 사물 또는 차량과의 거리를 알려주는 '주차 거리 경고(PDW:Parking Distance Warning), 그 다음 단계는 '주차 보조시스템(PA:Parking Assist)'으로 구분한다. 운전자가 페달 조작을 통해 변속과 가감속을 하고, 주차 공간 탐색과 핸들링은 시스템이 전담하는 형태다.
최근에는 기술 고도화로 승하차가 어려운 좁은 주차공간에서 주차와 출차를 손쉽게 할 수 있도록 운전자가 자동차 밖에서 스마트키를 통해 차량의 원격 시동은 물론 전·후진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RSPA: Remote Smart Parking Assist)' 기능이 점차 보급되고 있다.
아울러 무더운 여름철 자동차 뒷자석에서 아이나 애완동물이 갇혀 목숨을 잃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후석 승객 알림(ROA: Rear Occupant alert)'기능도 함께 보급되고 있다.
이러한 주차지원 시스템들은 자동차 앞과 뒤 그리고 내부에 장착돼 있는 초음파 센서를 이용해서 운영되고 있다. 자동차의 앞뒤 범퍼에서 조그마한 구멍들을 확인할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초음파 센서다. 초음파 센서와 함께 주차지원 시스템의 신뢰성과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카메라 센서도 함께 조합해 성능을 높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주차지원시스템의 성능 개선을 위해 초단거리 레이더 센서(USRR: Ultra Short Range Radar)를 활용한 후방긴급자동제동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레이더는 자율주행기술에 주로 적용된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주차 보조기술에 활용하는 발상의 전환에서 출발했다. 이를 통해 바람이나 소음의 영향을 받고(초음파), 어두운 곳에서는 정확히 인지를 못하는(카메라) 기존 주차 보조 센서들의 단점을 한 번에 해결해 성능을 개선했다.
초단거리 레이더(USRR)를 후방긴급제동 기술에 적용하면, 감지 거리, 응답성, 악조건 대응력, 차량 디자인 등의 측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후방 주차 시 초음파센서의 감지 거리는 3m 정도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초단거리 레이더는 5m까지 감지할 수 있다. 센서의 감지 거리가 길면 예상치 못한 충돌 상황을 미리 예측해 선제적 대처를 용이하게 할 수 있다. 멀리 있는 타깃을 미리 감지한 뒤 충돌 유효 범위 내에 대상이 들어오면 경보 후 긴급제동 기능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음파 센서의 경우 정지 상태가 아닌 이동하는 보행자나 물체에 대한 반응 능력은 떨어지는 데 비해, 초단거리 레이더는 넓은 감지 범위 때문에 이동하는 타깃에 대해서도 우수한 감지 성능을 보이는 장점이 있다.
악조건에 대응하는 능력도 다르다. 초음파는 공기를 매질로 하는 음파이기 때문에 온도나 습도, 바람 등의 영향을 받는 편이다. 강한 바람이 불면 초음파 센서가 타깃을 인식하는 능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또 다른 차량에서 발생하는 초음파 신호나 오토바이, 트럭 소리 등 도로 소음의 간섭에도 영향을 받는다. 반면 초단거리 레이더는 전자기파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런 환경 조건에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안정된 성능 구현이 가능하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기존 초음파 센서는 범퍼에 여러 개의 구멍이 필요했지만 초단거리 레이더는 범퍼 안쪽에 장착이 가능하기 때문에 범퍼 디자인의 미관을 해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