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C랩 아웃사이드'를 통해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일방적 수혜관계가 아닌 대기업과 원천기술을 확보한 초기 기업간 협업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 선순환 사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강조하는 '상생의지'가 크게 반영됐다.
삼성전자는 26일 서울 서초구 삼성 R&D캠퍼스에서 'C랩 데모데이'를 개최했다. C랩 아웃사이드 선정 스타트업이 지난 1년간 사업성과를 발표하는 자리다.
C랩 아웃사이드는 삼성전자 사내벤처 프로그램 C랩 노하우를 사외로 확대, 국내 창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는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20개사를 선발, 1년간 노하우와 인프라를 제공했다.
C랩 아웃사이드는 삼성전자가 중소기업과 동행하는 사회공헌 대표 사례로 손꼽힌다. 단순히 파이를 나누는 차원을 넘는다. 삼성전자 노하우와 인프라를 활용해 중소기업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궁극적으로 사회 전체 성장 잠재력을 높인다. 선순환 사례가 쌓일수록 사회공헌 파급력도 커지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전자 사업계획과 사회공헌활동에는 상생을 강조하는 이 부회장의 '동행' 메시지가 관통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발표한 '180조 투자〃4만명 채용계획'에는 △청년 1만명 소프트웨어 교육 제공 △C랩 외부 확대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전환 지원이 중심축을 차지한다. 스타트업, 중소·중견기업과 동반성장을 추구해 국가 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다.
이번 C랩 아웃사이드 성과에도 삼성전자 사회공헌 전략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스타트업이 삼성전자와 협업으로 새로운 판로를 확보하고, 원천기술을 강화한 사례가 두드러진다.
비플렉스는 착용자의 보행 자세, 균형, 보폭, 몸에 가해지는 충격을 감지하는 '바이오메크엔진' 원천기술을 보유했다. 비플렉스는 미국, 일본 이어폰 브랜드에 솔루션을 공급하는 한편, 삼성전자 무선 이어폰인 '갤럭시 버즈'에 보행 및 러닝 분석 히어러블 솔루션 공급을 타진 중이다.
원거리 터치 기술을 구현한 브이터치는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과 기술 적용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원거리 터치 기술은 제스처 인식 소프트웨어 알고리즘과 센서를 기반으로 이용자 눈과 손짓을 동시에 추적, 인식한다. 향후 사이니지, 자동차 전장부품 분야에서 협업 가능성을 열어뒀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 사회공헌 전략은 '파이'를 나누는데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역량'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최근 C랩 아웃사이드 신규 선정기업 18개사를 선발했다. 올해에는 인공지능(AI)·라이프스타일·가상현실(VR)/증강현실(AR)·헬스케어·영상기술로 모집 분야를 넓혔다.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는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소비자 만족 경험은 결코 포화되지 않는다. 이제 경험을 사고파는 시대가 됐다”면서 “(스타트업은) '스몰팀' 강점을 살려 시장과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포착할 수 있다. 새로운 경험 솔루션을 찾도록 삼성전자가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