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이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을 60년대생으로 전면 교체하는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젊은 피'를 앞세워 급변하는 유통환경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5일 정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고, 김형종 한섬 대표이사 사장을 현대백화점 대표이사에 내정했다. 김 대표 빈자리는 김민덕 한섬 경영지원본부장 겸 관리담당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맡는다. 현대리바트 대표이사에는 윤기철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장(부사장)이 승진 발탁됐다.
이번 인사는 경영 일선에 새로운 인력엔진을 배치해 실적 부진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 김형종 현대백화점 신임 대표와 윤기철 현대리바트 사장, 김민덕 한섬 사장은 각각 1960년, 1962년, 1967년생으로 50대 젊은 경영인으로 꼽힌다.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겸비한 60년대생 젊은 경영진을 전면에 포진시켜, 미래를 대비하고 지속경영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동호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과 박동운 현대백화점 사장, 김화응 현대리바트 사장은 후배들의 길을 터주기 위해 용퇴를 결정했다. 이 부회장은 향후 상근 상담역을 맡아 후진 양성과 그룹 조언자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 후임으로 그룹 기획통인 장호진 기획조정본부장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회사 측은 전문경영진 최고 자리인 부회장직을 당분간 비워두기로 했다.
김형종 신임 대표는 한섬을 매출 1조원대의 그룹 핵심 사업으로 키운 공로를 인정받았다. 1985년 현대백화점으로 입사해 기획조정본부와 백화점 목동점장, 상품본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쳐 2012년 한섬 대표이사직을 맡아왔다. 내부에서는 영업통으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현대백화점은 내년 6월 대전 프리미엄아울렛, 같은 해 11월 남양주 프리미엄아울렛과 2021년 1월에는 여의도 파크원 개점을 앞두고 있다. 김 대표는 기존 백화점 사업에 활력을 더하는 동시에 아울렛·면세점 등 차세대 먹거리를 이끄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게 됐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그간 50년대생 경영진의 오랜 관록과 경륜을 통해 회사의 성장과 사업 안정화를 이뤄왔다면, 앞으로는 새로운 경영 트렌드 변화에 보다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