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하향 조정했다. 내년과 내후년 성장률은 올해보다 높은 2.3%로 예상했다.
OECD는 21일(현지시간)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지난 9월 중간 경제 전망보다 0.1%포인트(P) 내린 2.0%로 수정 전망했다.
OECD는 지난해 11월 경제 전망에서는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2.8%로 내다봤지만, 올해 5월 2.4%, 9월 2.1%로 차례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내년 성장률은 9월과 동일한 2.3%로, 내후년 역시 2.3%의 성장세를 예상했다.
올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0.3%에 그치고 수출품과 투자재 등 종합적인 물가수준을 나타내는 GDP디플레이터는 마이너스(-)0.6%로 예상했다.
OECD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무역긴장이 수출을 제약하고 있고 투자 측면에는 불확실성을 더하면서 한국의 경제 성장세가 약화한 상태를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의 확장적 재정 정책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OECD는 “올해 GDP의 0.3% 추가경정 예산을 편성했고 내년에는 GDP의 1.2% 수준인 재정 부양책이 예정돼 있다”면서 “정부의 건전한 재정과 낮은 부채비율, 사회 복지 확대 필요성 등을 고려하면 이는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가파른 인구 고령화와 사회서비스 수요 증대가 향후 수십년간 공공 지출 규모를 키울 것을 고려하면 재원이 없는 지출이 영구적으로 자리 잡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경고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화정책 관련해서는 내년에 추가적으로 완화책이 나와야 한다고 봤다.
OECD는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밑돌고 경제 활동이 활기를 잃으면서 내년에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구조개혁 필요성도 언급했다. OECD는 노동시장 규제를 완화하고 노인 일자리 질을 향상하는 한편 규제개혁을 통해 생산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OECD 상위 50% 국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향후에는 반도체 글로벌 수요의 점진적인 회복과 확장적 재정정책, 완화적 통화정책이 경제를 지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OECD는 세계 경제 성장률의 경우 올해와 내년 모두 2.9%로 전망했다. 2021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로는 3.0%를 제시했다.
OECD는 한국 외에 다른 주요국 성장률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미국의 올해 성장률은 지난 9월보다 0.1%P 내린 2.3%에 그칠 것으로 봤고, 내년에는 2.0%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은 올해 6.2%, 내년 5.7%로 전망했다. 유로존은 올해 1.2%, 내년 1.1%, 영국은 올해 1.2%, 내년 1.0%, 일본은 올해 1.0%, 내년 0.6%로 각각 내다봤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