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 병역대체복무 정원 감소 없다...석사급은 300명 축소

정부가 8개 분야 병역 대체복무제도를 개선하면서 유일하게 박사과정 전문연구요원 정원만 1000명 그대로 유지했다. 석사과정 전문연구요원은 2022~2026년에 1500명에서 1200명으로 300명 감축한다. 방탄소년단(BTS) 같은 대중문화예술인을 예술요원에 편입해야 한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부는 이낙연 총리 주재로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94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고 '병역 대체복무제도 개선계획'을 심의·확정했다.

제도 개선은 인구 감소에 따른 병역자원 문제를 해소하고 논란이 된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됐다. 전 분야에 걸쳐 대체복무 규모를 축소하려 했지만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 고급 이공계 연구 인력 양성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박사과정 정원은 유지됐다.

정원을 유지하되 박사 학위 취득은 의무화됐다. 복무 기간으로 인정되던 박사 학위 취득 과정을 3년에서 2년으로 줄이고, 줄어든 1년의 기간은 학위 취득 후 소부장 분야 기업·연구소 등 연구 현장에서 복무해야 한다. 학위 취득 기간은 유예가 가능하다. 바뀐 제도는 2023년 박사 과정 전문연구요원 편입 인원부터 적용된다.

복무시간 관리도 대학 연구의 특성을 고려해 바뀐다. 일 단위(8시간)에서 주 단위(40시간)로 전환한다. 심야연구, 장기간 프로젝트 참여 등 대학의 연구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일반 기업의 근무시간과 동일하게 복무시간을 설정해 부실복무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을 따랐다.

석사 전문연구요원은 현행 1500명에서 1200명으로 300명 감축한다. 2022~2026년에 단계적으로 줄인다. 소부장 관련 분야 중소·중견기업에 배정되는 인원은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석사 전문연구요원 중소·중견기업 배정인원은 1062명에서 내년에는 1200명으로 늘린다. 교육부 소관인 150여명도 전원 중소중견기업으로 배정한다.

중소·중견기업에서 복무하고 있는 전문연구요원의 대기업 전직 문제도 해결할 계획이다. 현재는 18개월 복무 후 대기업으로의 전직이 가능하다. 앞으로 대기업으로 전직하지 못하도록 관리한다. 중소·중견 기업에 연구 인력이 안정적으로 지원되도록 한다.

산업기능요원 역시 현행 4000명에서 3200명으로 800명 감축한다. 특성화고 등 직업계 고등학생의 조기 취업지원 취지를 고려, 일반계 고등학교 졸업생 및 대학생의 편입을 제한한다. 신체검사 1~3급의 현역대상자 가운데에서 배정하던 산업기능요원은 800명을 줄이지만 신체검사 4급 보충역 7000명 수준의 산업기능요원은 계속 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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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2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논란이 된 예술·체육 분야의 대체복무제도는 골격은 유지하면서 일부를 정비하기로 했다. 관심을 가장 많이 끈 대중문화예술인의 예술요원 편입 확대는 제외됐다. 순수예술이나 체육인뿐만 아니라 대중문화예술인도 국위 선양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대체복무 감축 기조와 병역 형평성을 높이려는 입장과 맞지 않아 제외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BTS를 비롯한 대중문화예술인은 현행대로 병역 의무에 따라 군대를 가야 한다.

예술요원 편입인정대회는 정비해 기존 48개 대회 중 7개 대회를 제외한다.

이 총리는 “2022년부터 병역 자원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안보를 위해서는 대체복무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면서도 “꼭 필요한 분야는 적정 인력을 배치하고 공정성과 형평성, 국가적 중요 분야에 대한 기여도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박사 병역대체복무 정원 감소 없다...석사급은 300명 축소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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