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원전 수가 2000년대 초반과 비교해 20기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원전을 보유한 31개 국 중 10개국에서는 재생에너지를 통한 전력 생산량이 원전을 넘어선 파악됐다.
11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세계 원전산업 동향보고서 2019'를 인용·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원전을 보유한 31개국에서 가동 중인 원전은 총 417기로, 2002년(438기)과 비교하면 21기 감소했다.
지난해 초 신규 원전 15기가 가동될 예정이었지만 실제 가동된 원전은 7기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16개국이 신규 원전 46기를 건설 중인데 이는 지난해보다 4기 감소한 수치다. 1970년부터 올해까지 94기 원전 건설이 취소 또는 중단됐다.
원전 설비뿐 아니라 발전 비중도 감소 추세다. 지난해 세계 원전 발전비중은 전체 에너지 믹스에서 10.15%를 기록, 1996년 17.46%를 달성한 이후 지속 하락했다.
지난해 벨기에 원전 발전 비중은 34%를 기록, 50% 이상을 차지했던 1986년보다 크게 감소했다. 같은 기간 독일 원전 발전 비중은 11.7%를 기록, 1997년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후쿠시마 사고를 겪은 일본 원전 발전 비중은 1998년 36%에서 지난해 6.2%로 줄었다. 우리나라와 영국 원전 발전 비중은 지난해 각각 23.7%, 17.1%로 전년 대비 10%, 7.5% 내려앉았다.
원전과 달리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상승세다.
원전을 보유한 31개국 중 △브라질 △중국 △독일 △인도 △일본 △멕시코 △네덜란드 △스페인 △남아공 △영국 등 10개국에서는 재생에너지가 원전보다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세계 풍력·태양광 투자액은 각각 1340억달러, 1390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원전 투자액은 330억달러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원전 설비 용량은 8.8GW 증가했으며 풍력·태양광 설비는 각각 49.2GW, 96GW 늘었다.
에너지 전문가는 “세계 각국에서 원전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는 건 체르노빌·후쿠시마 등 원전 사고 이후 안전 불감증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을 방증한다”며 “뚜렷한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안이 제시되지 않은 것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국내에서도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리 문제는 수십 년째 공회전만 하고 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