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 자동차 판매량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가장 부진할 전망이다. 연간 생산 400만대도 깨질 우려도 커졌다.
1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업체의 수출과 내수 판매는 올해(1~10월) 324만2340대로 작년 동기대비 0.7%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279만5914대 이후 가장 적은 판매량으로 올해 400만대를 넘기기 쉽지 않아 보인다. 남은 두 달간 월 평균 37만9000대를 팔아야 하지만, 지금까지 월 평균 판매량은 32만4000대에 그쳤다. 2015년 이후 지속된 자동차 판매 감소세가 4년째 이어지는 셈이다.
수출은 같은 기간 198만5632대로 작년 동기대비 0.3% 줄면서, 2009년(169만6천279대) 이후 가장 낮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다만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친환경차 비중이 커진 덕에 수출액은 354억달러로 작년 동기대비 6.8% 증가했다.
국내 업체들의 내수 판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들어 125만6708대로 작년 동기대비 1.2% 줄었다. 연간으로는 2016년(160만154대) 이후 3년째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판매 부진으로 국내 자동차 생산 역시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400만대를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 들어 생산량은 326만6698대로 작년 동기대비 0.4% 감소했다. 이런 추세면 400만대를 지켜내기 힘들어 보인다. 지난해도 402만8705대로 간신히 넘겼다.
업체별 판매량은 르노삼성차·한국지엠(GM)·쌍용차 등 외국인투자 완성차 업체 3곳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들어 판매가 14만472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0% 줄었다. 올해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 물량이 빠진 영향이 컸다.
한국GM은 판매가 33만9106대로 작년 동기대비 11.1% 감소했다. 내수 판매는 6만338대로 19.1% 줄었다. 같은 기간 쌍용차는 판매가 10만9162대로 4.9% 감소했다.
그나마 현대·기아차가 선방했다. 현대차는 올해 들어 판매량이 146만2054대로 작년 동기대비 4.5% 증가했다. 수출과 내수 판매가 각각 5.4%, 3.4% 늘었다. 기아차는 118만1091대로 0.8% 증가했다. 내수가 4.2% 줄었지만 수출은 3.9% 늘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