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하나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세상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전체 통신의 60%는 통신사 롱텀에벌루션(LTE)이나 5세대(5G) 기기로 통신하지만 40%는 와이파이다. 와이파이가 아닌 통신사 LTE나 5G로만 통신한다면 통신사 중계기 구축비용이 2배 이상 추가돼야 한다. 지난해 정부는 공공와이파이 서비스 향상과 운영 효율화 방안을 위한 '공공와이파이 구축 및 운영 가이드라인' 지침을 마련, 지방자치단체에 배포됐다.
통신사 발표에 따르면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가 30%로 늘었지만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젊은층을 포함해 아직도 통신요금에 민감한 70%의 서민층은 무료 와이파이가 절실한 상황이다. 공공와이파이 확대 사업은 다행스럽게도 전국 버스 3만여대와 열차, 관광지, 공원 등지에 지자체별로 공공와이파이 구축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공공와이파이 확대 구축 사업으로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무엇보다 데이터 요금제를 사용하는 70% 서민층의 통신비 절감이 될 것이다. 두 번째는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을 위해 해외에서 우리가 많이 느낀 불편함 없이 언제 어디서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 제공이 될 것이다. 세 번째는 서민을 위한 여가 활동 및 문화 생활에 필수인 인터넷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편의 시설 제공이 될 것이다. 네 번째는 공공와이파이 확대 구축으로 중소기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 될 것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모든 공공와이파이 사업은 중소기업이 할 수 있는 사업이다.
공공와이파이 확대 구축에 따른 개선과 고려할 부분 몇 가지가 있다. 첫 번째로 사용자 접속이 까다롭고, 와이파이 이용을 위해 필요 이상의 개인정보 등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공공와이파이 사용자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이용하기 때문에 접속을 단순화하고 쉬워야 한다. 접속이 복잡하거나 요구 사항이 많을 경우 와이파이 사용을 포기하고 LTE를 이용하게 된다. 두 번째로 공공와이파이와 관련해 가장 위험한 보안 문제는 암호화를 하지 않는 것이다. 데이터를 암호화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아 로컬 와이파이를 암호화하는 것으로 보안성을 높일 수 있다. 대부분 와이파이 기기가 다소 높은 수준의 암호화 기술을 지원하고 있지만 일부 독자 구축한 공공와이파이의 경우 개방형으로 서비스하는 경우를 종종 경험한다. 무선 환경에서의 보안은 끊임없이 개선해야 할 과제다.
세 번째로 공공와이파이는 공유 자원이기 때문에 소수의 특정인이 독점하지 못하도록 트래픽을 제어하고 우선순위를 두는 정책이 필요하다. 네 번째로 공공와이파이는 특성상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에 설치된다. 지하철과 같은 고밀도 공간의 경우 강한 와이파이 신호는 많이 있지만 접속이 안 되고 접속이 되더라도 속도가 매우 느린 경우가 많다.
불안정한 와이파이 서비스의 핵심 원인은 커버리지보다 와이파이 성능과 용량,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 및 백홀에서 비롯된다. 오늘날 대부분의 모바일 기기는 2.4GHz와 5GHz 듀얼밴드를 지원하며, 5GHz 주파수 대역은 2.4GHz 주파수 대역에 비해 더 많은 채널과 매우 빠른 속도를 제공한다. 무선 데이터 통신이 LTE에서 5G로 전환되듯이 와이파이도 2.4GHz에서 5GHz로 세대교체되고 있다. 그러므로 공공와이파이는 5GHz를 기반으로 설계돼야 더 우수한 품질을 제공할 수 있다.
다섯 번째로 공공와이파이 서비스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는 백홀이다. 와이파이 장비와 솔루션이 아무리 우수하더라도 백홀 대역폭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좋은 성능의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그러므로 평균 접속자 수를 파악하고 1인당 제공하려는 대역 폭을 계획해서 이에 맞는 백홀 회선을 제공해야 한다. 공공와이파이는 이제 수도나 도로, 전기와 같이 공공 인프라다. 공공와이파이가 통신비를 절감하기 위한 단순한 인터넷 접속 기능을 넘어 향후 사물인터넷(IoT) 기기의 접속 통로로 활용될 수 있다면 IoT와 연계된 서비스는 크게 증가할 것이고, 공공와이파이에 대한 만족도는 더 한층 높아질 것이다.
권태일 빅썬시스템즈(주) 대표이사/공학박사 tikwon@bigsu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