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송출수수료, 가입자 규모보다 '구매력'이 결정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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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방송 화면

홈쇼핑 송출 수수료가 유료방송 가입자 규모보다 구매력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료방송 가입자가 많다고 가입자당 송출수수료를 많이 받지 않는다는 의미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등 유료방송 인수합병(M&A) 판단에 이슈가 될 전망이다.

2018 방송시장 경쟁상황평가에 따르면, 2017년 KT(위성 제외) 유료방송 가입자는 644만명으로, SK브로드밴드 435만명보다 200만명 이상 많다.

그러나 가입자당 홈쇼핑 송출수수료는 KT 2만8100원, SK브로드밴드 4만2300원이다. 가입자가 많으면 협상력이 커 가입자당 송출수수료도 많이 받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것이다.

중요한 이유로 '구매력'이 지적된다. 전국 비도심권까지 가입자가 많은 KT 고객의 구매력보다는 주로 도심에 위치한 SK브로드밴드 고객 구매력이 높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를 엿볼 수 있는 가입자당월매출(ARPU) 지표를 보면 KT 1만3111원, SK브로드밴드 1만4126원으로 SK브로드밴드 ARPU가 높다.

케이블TV도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 수도권 지역을 차지한 딜라이브(6만3700원)와 티브로드(6만700원)는 가입자당 홈쇼핑 송출수수료가 높은 반면, 비수도권 중심인 CJ헬로는 5만5200원으로 차이를 보였다. CMB는 3만7500원에 그쳤다.

가입자는 CJ헬로가 410만 명으로 가장 많지만, 구매력 차이로 딜라이브, 티브로드보다 가입자당 송출수수료를 덜 받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홈쇼핑 사업자는 가입자가 많은 유료방송보다 구매력 있는 가입자를 보유한 유료방송이 매력적인 것이다.

유료방송 전문가는 “홈쇼핑 사업자는 구매력 없는 유료방송 100만 가입자보다 구매력 높은 10만 가입자가 낫다”며 “홈쇼핑 송출수수료는 규모의 경제보다도 구매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구매력이 홈쇼핑 송출수수료 결정에 중요하다는 사실은 유료방송 M&A 심사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홈쇼핑 사업자들은 M&A로 덩치가 커진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홈쇼핑 송출수수료를 일방적으로 올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송출수수료를 결정할 때 가입자 규모보다 구매력이 중요하다면 일방적인 송출수수료 인상은 어려워진다. IPTV와 케이블TV 가입자의 구매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ARPU 등을 고려할 때 케이블TV와 IPTV는 가입자 속성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가입자 규모가 늘었다고 하나로 묶어 송출수수료를 올릴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IPTV와 케이블TV M&A에 앞서 홈쇼핑 송출수수료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의 결정에 변수가 될 지 주목된다.

유료방송 전문가는 “송출수수료 급등 근본 원인은 황금채널을 차지하려는 홈쇼핑 사업자 경쟁이 가열됐기 때문인데 이를 유료방송플랫폼 '갑질'로 매도하는 건 오류”라면서 “다만, 인기 없는 하위채널까지 황금채널에 연동해 가격을 올리는 행위를 막는다면 양측 갈등을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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